“강대국의 비인간적 횡포 고발” ‘오 하느님’ 펴낸 조정래 씨

  • 입력 2007년 3월 2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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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바뀌어도 강대국의 횡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횡포에 짓밟혀 온 우리 민족이 어떻게 미래를 살아야 할 것인가를 작가는 보여 줘야 하는 게 아닐까요.”

조정래(64·사진) 씨가 새 장편 ‘오 하느님’(문학동네)을 냈다. ‘태백산맥’ ‘아리랑’ 등 10권 분량의 역사소설을 써 온 작가로선 원고지 600장 분량의 이 소설은 차라리 가뿐해 보인다. 21일 만난 작가는 “작품이 길든 짧든 긴장은 똑같다”며 창작의 고단함을 털어놨다.

‘오 하느님’은 유명한 ‘노르망디의 동양인 포로’ 사진이 바탕이 됐다. 미국의 역사학자 스티븐 엠브로스는 저서 ‘D-데이’에서 1944년 프랑스 노르망디 유타 해안에서 독일 군복을 입은 채 미군의 포로가 된 사진 속 동양인은 한국인이었다고 주장한다. 일본군으로 징집됐다 소련군에 붙잡혀 모스크바 사수를 위한 대독(對獨)전선에 투입되고 거기서 다시 독일군의 포로가 돼 대서양 방어선을 건설하는 데 강제 투입됐으며, 이들이 노르망디 상륙작전 때 미군의 포로가 됐다는 것.

조 씨는 “강대국이 약소국에 저지른 잔혹한 행위를 통해 비인간적인 것이 무엇인지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한나라당 탈당 배경과 관련해 황석영 씨 등 문인들이 거론되는 데 대해 조 씨는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는 정치인과 진실만을 추구하는 작가가 무언가를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작가가 정치적으로 지지하는 세력은 있을 수 있지만 그 지지 세력의 오류까지도 지적해야 하며, 현실 정치에 직접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견해를 밝혔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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