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사진’ 하면 빠질 수 없는 곳 ‘양수리’

  • 입력 2007년 3월 1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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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심술을 부린 한 주였다.

그래도 봄은 봄이다.

카메라를 챙겨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계절이다.

경기 양평군 양수리(兩水里) 일대는 소문난 촬영 명소다.

서울에서 양평으로 가는 국도 6호선 곳곳에서 만나는 산과 물줄기. 초점을 맞추면 그대로 그림이다.

양수리를 중심으로 사진 촬영하기 좋은 장소와 요령을 소개한다.(도움말:스튜디오 ‘36.5°c’ 이승하 씨)》

두물머리에서 봄의 첫 자락을 잡았다

★ 두물머리

공식 지명은 양평군 양수리. 남한강과 북한강의 물줄기가 합쳐지는 곳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두물머리라는 이름이 더 정답다. 강변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수령 400년이 넘었다는 느티나무가 나온다. 느티나무 주변과 반쯤 가라앉은 나룻배가 촬영 포인트다.

일교차가 큰 봄과 가을의 이른 아침이면 수면에 피어오르는 신비한 물안개를 만날 수 있다. 물안개를 제대로 포착하려면 해뜨기 전후에 역광 상태로 촬영해야 한다. 느티나무와 물안개를 한꺼번에 담으려면 조금 떨어진 진입로에서 찍는 것이 좋다.

이곳은 너무 알려진 것이 흠이다.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찾는다면 느티나무를 다양한 각도에서 활용해 보자. 나뭇가지를 소품처럼 앞에 둔 뒤 나룻배를 배경으로 찍으면 멋진 기념사진이 된다. 휑한 하늘 대신 나뭇가지를 살짝 걸쳐놓는 것이 센스다. 인근 세미원은 물과 꽃의 정원으로 잘 알려진 연꽃단지다.

★ 남양주종합촬영소

양수리에서 국도 45호선을 타면 15분 거리에 종합촬영소가 있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취화선’ 등이 촬영된 곳이다. 이곳에서는 풍경보다는 다양한 세트를 활용해 연출 사진을 시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주막, 전당포, 육의전 등 100여 년 전 서울 종로 거리를 재현했다. 길을 바꾸면 크고 작은 골목이 나온다. 건물 세트 빼고는 소품이 없기 때문에 골목을 배경으로 촬영하는 게 낫다.

영상지원관에서는 ‘우리영화 대형포스터 존’ ‘영상 미니어처 체험전시관’ 등을 배경으로 촬영할 수 있다. MBC 드라마 ‘하얀 거탑’의 법정 세트도 있다. 다양한 포즈를 즐길 수 있는 촬영장소다.

★ 능내역

다산 정약용의 생가가 있는 남양주시 조안면의 능내 역은 역무원이 없는 간이역이다. 문이 잠긴 역사 뒤편엔 두 개의 선로가 하염없이 이어진다. 복잡한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여유와 쓸쓸함이 낡은 철길과 어우러진다.

기찻길은 카메라를 지면에 가깝게 둔 상태에서 찍어야 긴 선의 맛이 살아난다. 기차역 이름이 적힌 표지판을 담는 것도 센스다. 와이드 렌즈를 이용해 앞의 표지를 보여주면서 뒤의 철길을 살짝 걸쳐주면 된다.

이 밖에 양수리에서 양평 방향으로 이어지는 지방도 88호선에는 바탕골예술관과 사진전문 ‘갤러리 와’ 등 공간과 배경이 아름다운 사진촬영 명소가 많다.

글=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사진=프리랜서 사진 작가 이승하 씨

▼음식 천국 양수리… 새콤달콤 동치미 국수, 그맛에 또 간다▼

분홍빛 고운 살얼음의 국물과 윤기 나는 면발….

‘죽여주는 동치미 국수’ 집에서 만난 동치미 국수(사진). 새콤하면서도 달착지근하다. 여기에 청양고추 양념을 곁들이자 시원하면서도 얼큰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이순명 대표는 “남양주 수종사 부근에서 나오는 맑은 약수가 동치미 국수의 맛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백김치와 김치만두를 곁들이면 더욱 별미다. 종합촬영소 인근 ‘함경도 동치미국수’도 이 대표가 운영한다.

양수리 일대엔 다양한 맛집이 있다.

‘죽여주는 동치미 국수’ 옆의 ‘개성 집’은 오이소박이 국수와 추어탕으로 유명하다. 요즘은 미꾸라지를 구하기 어려워 국수와 만두를 주로 내놓는다. 오이소박이 국수는 큼직하게 썬 오이를 넣어 담근 김치 국물에 국수를 말아낸 것이다.

종합촬영소로 올라가는 길목의 ‘종갓집’은 장어구이가 일품이다. 양념은 대추 생강 인삼을 졸여 만든다. 야채는 대부분 텃밭에서 길렀다. 참나무 연기로 돼지갈비를 4시간 정도 요리한 훈제갈비도 인기가 높다. ‘초원 정육점 가든’은 삼겹살과 김치찌개를 맛보러 촬영소 직원들이 자주 찾는다.

‘기와집 순두부’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아무런 양념을 하지 않은 생손두부는 고소한 맛이 살아 있다. 대파를 숭숭 썰어 넣은 간장을 살짝 끼얹어 먹어야 제 맛이다. 생콩을 갈아 신 김치와 돼지고기를 넣어 끓인 콩탕도 별미.

양수리=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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