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내 마음속 고향은 언제나 우리 가곡”

  • 입력 2007년 3월 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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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 음악회’가 사라져 가고 있다. 한동안 개최되던 KBS TV ‘가곡음악회’는 없어진 지 오래고 MBC ‘가을 가곡의 밤’만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성악가의 리사이틀에서도 가곡은 앙코르 곡으로 한두 곡 들려줄 뿐이다.

“저도 우리 가곡만 부르는 독창 콘서트를 언제 했는지 기억에 없습니다. 이번에 제 음반 유통을 맡은 신나라레코드에서도 가곡으로만 된 신규 제작 음반은 정말 오랜만이라고 하더군요.”

한국을 대표하는 ‘서정적 테너’로 손꼽히는 강무림(51) 씨. 그가 우리 가곡 음반을 내놓았다. 피아노 반주가 아닌 우크라이나 국립오케스트라와의 웅장한 반주에 맞춰 노래한 완성도 높은 음반이다. 또 13일 오후 8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한국가곡협회가 주최하는 ‘우리 시대의 성악가 시리즈’ 첫 번째 주자로도 나설 예정이다.

연세대 음대와 이탈리아 로시니 국립음악원을 졸업하고 이탈리아 에나 콩쿠르, 라우리 볼피 콩쿠르, 벨리니 콩쿠르 등을 석권했던 그는 국내외 수많은 오페라 무대에 서 왔다. 이뿐만 아니라 베토벤 9번 교향곡부터 모차르트, 하이든, 베르디의 오라토리오와 미사곡까지 소화하는 장르를 초월한 연주자로 활약해 왔다. 그럼에도 그는 “언제나 마음의 고향은 우리 가곡”이라고 말한다.

“독일의 리트, 러시아의 로망스, 이탈리아의 칸초네 등 각국은 자국의 언어로 된 예술 가곡을 아끼고 사랑해 세계화하고 있어요. 그런데 국내의 가곡 음악회에는 몇몇 나이 많은 열혈 애호가들만 객석을 채우고 있을 뿐입니다.”

그는 이번 음반에 ‘강 건너 봄이 오듯’(송길자 작사·임긍수 작곡), ‘내 맘의 강물’(이수인 작사 작곡), ‘산노을’(유경환 작사·박판길 작곡) 등 난도가 높고 예술성 있는 신작 가곡을 다수 담았다.

그는 “우리 가곡은 시대적 배경 탓인지 빼앗긴 조국이나 떠나간 임을 그리워하는 쓸쓸하고 슬픈 정서를 담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좀 신나고 빠른 노래를 요청받아도 테너가 할 수 있는 곡은 ‘희망의 나라로’ 정도밖에 없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요즘 만들어지는 신작 가곡 중에는 정말 좋은 곡이 많아 꾸준히 노력해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2만 원, 3만 원. 02-3487-2021, 2023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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