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인연 따져 대통령 뽑아서야”

  • 입력 2007년 1월 2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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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중생을 위해 나의 모든 것을 놓아 버리는 하심(下心)만이 깊은 바다와 광대한 명경(明鏡) 같아서 세간의 실상을 제대로 볼 수 있게 한다.”

23일 열린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신년기자회견은 올 12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에 관한 언급으로 시작했다. 지관 스님은 대통령 후보자나 국민들 모두에게 ‘큰 거울을 닮은 지혜로운 마음’을 당부했다.

그는 “대통령은 나라를 끌고 갈 분이기 때문에 종교가 관계되고, 동창이나 같은 성씨를 따지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 대선 과정에서 (종교인으로서) 개인적 인연을 생각할 수 없으며, 종교를 떠나 오직 좋은 분이 뽑히길 바랄 뿐”이라고 종교를 기준으로 한 대선후보 편 가르기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최근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문화재 관람료 징수문제도 피해가지 않았다. 지관 스님은 “우리 불교계는 지속적으로 국립공원 입장료를 비롯해 사찰의 공원 제도 편입에 반대해 왔다”며 “환경부나 문화재청 등 정부 당국과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매표소 위치 조정 등 제반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지관 스님은 “이 문제는 서로 맞설게 아니라 관계기관과 잘 협의해 처리할 것이며 잘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관 스님은 이와 함께 △종풍진작과 수행승가 진흥 △대중원융 살림회복 △전법과 복지진흥 △사회와 인류를 위해 봉사하는 수행종가라는 4대 비전을 제시했다.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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