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싶은 ‘국민 여동생’…문근영 수난, 왜?

  • 입력 2007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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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순하고 순수한 느낌의 문근영(위)과 표절 의혹이 일고 있는 TV CF 속의 뮤직비디오 ‘앤 디자인’의 문근영.사진 제공 KTF(아래)
청순하고 순수한 느낌의 문근영(위)과 표절 의혹이 일고 있는 TV CF 속의 뮤직비디오 ‘앤 디자인’의 문근영.사진 제공 KTF(아래)
《귀엽고 순수한 미소, 착해 보이는 커다란 눈….

영화배우 문근영(20)을 스타덤에 올린 이미지다.

1999년 영화 ‘길 위에서’에서 아역으로 데뷔한 뒤 ‘어린 신부’를 통해 ‘국민 여동생’으로 불렸고 안티 팬이 없기로 유명했다.

그런 문근영이 최근 흔들리고 있다.》

문근영은 최근 한 이동통신사의 TV CF ‘앤 디자인’에서 어깨 등 가슴선이 드러난 검은 옷을 입고 허리를 격렬히 흔들었다. 문근영의 섹시 변신을 담은 이 광고는 인터넷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은 문근영이 무희들과 함께 춤추는 장면이 미국 여성그룹 ‘푸시캣 돌스’의 뮤직비디오 ‘버튼’과 비슷하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삽입곡도 가수 조덕배의 노래 ‘나의 옛날이야기’와 닮은 게 아니냐는 비판도 일었다. 제작사는 “이미지만 차용했을 뿐 표절인지는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근영이 표절에 대해 직접적인 책임은 없으나, 인터넷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문근영도 이젠 갔구나” 등 비판 글이 이어지고 있다.

문근영이 첫 성인 연기를 선보인 영화 ‘사랑 따윈 필요 없어’도 지난해 말 흥행에 참패한 데다 GS 기업PR, 애니콜, KTF, 미스터 피자 등 잦은 CF 노출로 이미지가 식상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섹시 이미지를 급격하게 선보인 데 대한 팬들의 거부감과 많은 CF 출연으로 인한 희소가치의 상실을 꼽았다. 다른 한편에선 아역 이미지를 넘어 성인 배우로 재탄생하기 위한 성장통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영화평론가 김봉석 씨는 “문근영이 성인 여성의 매력을 보여 주려고 하면서 팬들이 질투하는 것일 뿐”이라며 “좀 이른 듯하지만 여배우 기근에 시달리는 영화계를 위해 껍질을 깨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영화 관계자는 “너무 급격하게 변신하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배우를 보호하는 입장에선 성급한 느낌도 있다”고 말했다.

우상을 원하다가도 조그만 흠만 나와도 우상을 무너뜨리려고 하는 대중의 심리를 조망한 분석도 있다. ‘기대불일치’ 효과와 ‘카타스트로프 이론’(Catastrophe Theory·파국이론·작은 변화가 급격한 상태 전환을 일으키는 현상)이 그것. 문화평론가 김헌식 씨는 “문근영이 영원히 순수해 보이기를 원하는 대중의 바람이, 상업적인 변신과 표절 시비가 불거져 나오자 기대불일치 효과를 가져왔으며, 긍정적으로 보던 관점이 순식간에 부정적으로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광고 마케팅계나 문근영 측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광고회사 이노션 최준수 기획국장은 “광고주 입장에서 문근영 변신을 이슈화해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시도 자체는 나쁘지 않다”며 “마케팅 차원에서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에 얻는 것만큼 일부는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근영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나무 액터스’의 이승곤 실장도 “왜 이미지를 바꾸느냐고 하는데, 안 바꾸면 오히려 우려먹는다는 비난이 나온다”며 “(안티 글에 대해) 본인이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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