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미용실선 커트만? NO! 토털서비스가 기본

  • 입력 2006년 12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최근 문을 연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남성 전용 미용실 ‘샤보이’. 체인점 형태로 운영되는 남성 전용 미용실은 단순 저가 커트를 넘어 다양한 헤어스타일을 연출하는 것은 물론 두피관리와 탈모방지 서비스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원대연 기자
최근 문을 연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남성 전용 미용실 ‘샤보이’. 체인점 형태로 운영되는 남성 전용 미용실은 단순 저가 커트를 넘어 다양한 헤어스타일을 연출하는 것은 물론 두피관리와 탈모방지 서비스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원대연 기자
동네 이발소를 대체한 남성 전용 미용실 체인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JB카운티(위)와 블루클럽의 실내 전경. 사진 제공 각 업체
동네 이발소를 대체한 남성 전용 미용실 체인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JB카운티(위)와 블루클럽의 실내 전경. 사진 제공 각 업체
두피-모발관리 고객유혹
휴식 공간도 럭셔리하게

《‘오늘도 무사히’라는 글귀 아래서 무릎 꿇고 기도하는 소녀의 그림. 학생들은 낡은 탁자 위에 놓인 만화책 ‘보물선’을 보고, 어른들은 ‘장이야’를 외치다가도 텔레비전에 나오는 정치인들을 욕하곤 했다. 주인은 남의 머리 깎느라 정신없으면서도 나가는 손님들에게 요구르트 하나씩은 잊지 않고 건넸다. 이런 추억의 동네 이발소를 찾기가 이제는 쉽지 않다. 울긋불긋한 삼색등을 돌리며 윤락행위를 하는 퇴폐업소가 잇달아 생겨나면서 남자들은 이발소 가기가 부담스러워졌다. 특히 개성과 아름다움을 당당하게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취향을 맞춘 ‘남성전용 미용실’의 등장은 이발소를 기억 뒤편으로 몰아냈다. 외모에 신경을 쓰는 남성이 늘어난 것에 맞춰 남성 전용 미용실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 ‘5000원 신화’에서 ‘럭셔리’로

전국의 미용 프랜차이즈 30여 개 중 남성 전용 미용실은 블루클럽, 샤보이, 나이스가이, JB카운티 등 4개 정도다.

최초의 남성 전용 미용실은 1998년 6월 인천에 1호점을 연 블루클럽. 오픈 1년 만에 100호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말 900여 개의 가맹점을 확보해 대표적인 남성 전용 미용실로 자리 잡았다.

당시 블루클럽의 등장은 시대 상황과 맞아떨어졌다. 외환위기를 겪은 뒤 지갑이 가벼워진 서민층을 겨냥해 5000원의 저가 전략을 편 게 주효했다.

“블루클럽 초기에 매장은 두 부류의 사람들로 북적거렸어요. 한 부류는 남성 고객이고, 또 한 부류는 블루클럽 영업을 방해하는 사람들이었죠. 이발소 업주들은 미용실이란 이름을 쓰면서 남자를 손님으로 받는다고 항의했고, 동네 미용실 업주들은 ‘5000원만 받으면 안 된다’고 농성하기도 했지요.”(블루클럽 창업자 정해진 사장)

하지만 파격적 가격을 무기로 성공신화를 이뤄낸 블루클럽도 ‘메트로 섹슈얼’(패션에 민감하고 외모에 관심이 많은 남성)의 시대 흐름에 주춤했다.

2006년 11월 현재 블루클럽의 전국 가맹점 수는 750여 개(홈페이지 매장 소개 현황 기준)로 1년 만에 100개 이상이 줄었다. 싼 가격 대신 ‘력셔리’를 표방한 2세대 남성 전용 미용실 브랜드와의 치열한 경쟁 때문이다.

2004년 1호점을 오픈하며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한 ‘남자의 향기’, 지난해 홍대 1호점을 시작으로 럭셔리 남자전문 미용실을 표방한 ‘JB카운티’, 프리미엄 커팅을 내세운 ‘샤보이’ 등의 등장으로 남성 전용 미용실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것이다.

○ ‘바리캉’을 놓다

‘앉자마자 날선 바리캉으로 10분 만에 조발, 샴프는 셀프….’

이발소를 대체한 초기 남성 전용 미용실의 모습은 이랬다. 그 덕에 이발소는 물론 일반 미용실에 비해서도 30∼4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머리를 깎았다.

하지만 최근 남성 전용 미용실의 풍경은 크게 달라졌다. 남성 커트의 상징인 ‘바리캉’을 내려놓고 가위로만 머리를 깎기 시작했다. 남성들이 기다리는 시간에 민감하다는 점을 감안해 지루하지 않도록 대형 벽걸이 TV를 설치했다. 은행이나 극장처럼 티켓발행기와 전광판을 설치해 순서가 뒤섞이지 않도록 하는가 하면 커트 전후의 모습을 디지털 카메라에 담아 변화를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실제로 ‘샤보이’가 최근 전국 67개 매장의 고객 분포를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에 비해 5000원 기본 커트 고객은 10% 가까이 줄어든 반면 왁스 등으로 멋스러운 연출이 가능한 기능성 커트와 샤기 커트(머리카락에 층을 내면서 숱을 쳐서 자르는 방법) 고객은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 미용실은 ‘5000원 싸구려 커트’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기 위해 단순한 커트 기능을 넘어 남성들의 휴식공간, 두피관리, 탈모방지 등 토털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 초급 디자이너가 많아 품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블루클럽은 미용사 양성코스를 자체 운영하고 있다. JB카운티도 경력 4년차 이상의 숙련도 높은 헤어 디자이너만 고용해 고급화를 추진 중이다.

‘샤보이’ 관계자는 “이발소와 미용실 사이에서 태어난 남성 전용 미용실은 이제 남성들의 높아진 미의 기준에 따라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송년 파티에 맞는 남성 헤어 스타일▼

모임이 많은 연말이 다가왔다. 올겨울의 파티나 모임에선 평소보다 다소 튀는 헤어스타일로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을 달래면 어떨까. 올겨울 남성 헤어스타일의 트렌드는 머리카락에 ‘볼륨’을 넣는 것. 살짝 컬을 넣어 앞머리의 볼륨감을 살리면 파티에 어울리게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주의할 것은 스타일링을 할 때 젤은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는 점. 왁스를 사용해 바른 듯 만 듯한 느낌으로 처리한다.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스프레이를 가볍게 뿌려주자. 점잖은 모임이라면 왁스로 깔끔하게 정리해 앞머리를 살짝 올려주는 스타일이 어울린다. ‘박은경 뷰티살롱’의 박은경 원장은 “남성들은 부드러우면서도 남자다움이 묻어날 때 가장 멋있다”며 “구레나룻과 목 뒷부분의 머리 라인을 잘라버리기보다는 살려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연말 모임에서 시도해 볼 만한 몇가지 남성 헤어스타일에 관해 알아봤다. (도움말: ‘니케인 뷰티’의 유신 원장, ‘박은경 뷰티살롱’의 박은경 원장)

榜募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