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사진 모여 환상의 공간으로…주도양 씨‘Development…’전

  • 입력 2006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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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라페스타 쇼핑몰을 여러 각도에서 찍어 합성한 ‘Lafesta02-Polar2’.
일산 라페스타 쇼핑몰을 여러 각도에서 찍어 합성한 ‘Lafesta02-Polar2’.
둥그런 모양으로 불룩 튀어나온 길, 길게 휘어진 기둥, 거꾸로 붙어 있는 건물…. 이 환상 세계 같은 공간은 그림이 아니라 사진이다. 서울 종로구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12월 3일까지 열리는 ‘Development Figure’전에서는 우리가 알던 장소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작가 주도양(30) 씨는 서양화를 전공했다. DSLR 카메라로 작업한 16점의 사진을 두고 그는 “사진이라는 재료를 이용한 회화”라고 말한다. 그의 작품은 모두 한 공간을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사진 20, 30장을 포토샵 프로그램으로 이어 붙인 것. 앞에서는 보지 못하던 뒤쪽, 왼쪽에서는 보이지 않던 오른쪽이 평면 사진에 한꺼번에 펼쳐진다. 원근법에 가장 충실한 카메라 렌즈로 만든 작품이 원근법을 해체해 버리는 결과를 낳는다.

롯데월드, 서울숲, 쇼핑몰 등 익숙한 공간이 낯선 곳이 된다. 하늘 아래 공원을 찍은 작품 ‘Land02-Polar’는 푸른 행성을 연상시킨다. 작가가 특히 애정이 가는 작품이라는 ‘Lafesta-Polar2’는 일산 라페스타 쇼핑몰을 찍은 것. 화려한 조명으로 빛나는 밤의 쇼핑몰 사진을 조각조각 이어 붙여 공 모양으로 만든 작품은 단감을 반으로 썰어놓은 것 같기도 하고, 스파이더맨 얼굴 같기도 하다. “상상하지 못했던 이미지가 끌려나왔을 때 기쁘다”고 작가는 말한다.

관객이 촬영 작업을 살짝 맛볼 수 있는 ‘체험 현장’도 있다. 마우스를 조작해 잠자리 겹눈으로 보듯이 영상 이미지를 체험할 수 있는 코너다. “가상공간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본다는 데서, 판타지가 아니라 리얼리즘의 연장”이라고 주 씨는 작품 세계를 설명했다. 02-720-5114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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