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조선거 ‘정연주 성토장’

  • 입력 2006년 11월 21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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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실시되는 KBS 노동조합 정·부위원장 선거 출마자들이 20일 KBS 노보에 실린 출마의 변을 통해 최근 KBS 사장에 임명 제청돼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정연주 전 사장의 경영 실책과 ‘코드 방송’을 비판하고 나섰다.

기호 2번인 박승규(기자) 위원장-강동구(엔지니어) 부위원장 후보는 “KBS에 노골적으로 손가락질하는 이들이 생겼다”며 “KBS를 이 지경으로 몰고 간 코드 인사, 정권의 입맛에만 맞추는 그들만의 방송을 이제 되돌려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로 포진된 KBS에서 어떻게 공정하고 균형 있는 방송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기호 3번 이영풍(기자) 위원장 후보는 “정 사장 취임 이후 KBS 위기의 골이 깊어졌다는 것은 만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라고 주장한 뒤 “KBS 구성원의 82%가 정 전 사장의 연임을 반대했으나 권력은 이를 뭉개고 말았다”며 KBS 이사회의 정 전 사장 임명 제청을 비판했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3개 팀 가운데 ‘친(親)정연주’로 분류되는 기호 1번 손관수(기자) 위원장-최선욱(엔지니어) 부위원장 후보도 정 전 사장의 경영 성과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손 위원장 후보는 KBS 위기의 문제점으로 “오만과 독선으로 지도력을 상실한 KBS 경영진, 만신창이가 된 KBS 독립성”을 꼽았다. 최 부위원장 후보도 “정 사장의 노선에 반대한다”며 “특히 KBS 전체를 위해 노사 관계를 현명하게 이끌어내지 못한 최고경영자의 지난 2년의 공과를 돌이켜볼 때 더욱 그러하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하지만 대안이 있는 반대와 견제가 중요하고 KBS의 더 큰 적은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다”며 2, 3번 후보들과 다른 태도를 보였다.

KBS 노조위원장 선거는 28∼30일 실시되며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득표자 2팀을 놓고 결선 투표를 통해 최종 당선자를 가린다.

한편 공영방송발전을 위한 시민연대(공동대표 의장 유재천 한림대 특임교수)는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 전 사장이 다시 KBS 사장에 임명될 경우 KBS 안 보기와 KBS2 광고상품 불매, 수신료 납부 거부 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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