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여자아이 반항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 입력 2006년 6월 12일 15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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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딸아이가 사춘기일까요? 공부도 잘 하고 엄마 말도 잘 듣던 아이였는데 요즘엔 매사에 퉁퉁거리고 자주 짜증을 내며 대들고 반항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전형적인 사춘기 증상을 보이는 초등 5학년생 딸을 둔 주부 김모(41·서울 양천구 목동) 씨의 하소연. 이처럼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아이들 눈치를 보며 속을 끓이고 있는 부모가 의외로 많다.

여자아이는 보통 만 11~15세, 남아는 이보다 1~2년 늦게 사춘기에 접어들지만 최근에는 만 9~10세에 시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린 아이로 생각했던 아이들의 신체적 변화도 놀랍지만 사사건건 부대껴야 하기 때문에 부모는 더욱 당황스럽다. 사춘기가 시작된 자녀와 갈등 없이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춘기가 시작되면 친구끼리 어울리는 것을 더 재미있어 하고 속내도 친구에게 털어놓는다. 부모의 질문에 대답도 잘 하지 않고 귀찮아한다. 가족행사에 잘 끼려 하지 않고 비밀도 많아져 자기 방에 문 닫고 들어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부모 노릇에도 왕도가 있다'의 저자인 신경정신과 전문의 최영 박사는 "자녀가 반항적이거나 문제가 있는 행동을 보일 때에 화를 내기보다 그에 대한 부모의 솔직한 느낌과 속상함 등을 구체적, 직접적으로 표현하되 명료하면서도 부드러운 어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사춘기는 이제까지 전적으로 의지해 오던 부모로부터 벗어나서 좀더 독립적인 지위를 얻으려고 노력하는 시기임을 인정해 줘야합니다. 그래야 혹시라도 나쁜 일이 있을 경우 부모에게 감추고 혼자 고민하는 일이 없지요."

외모에 관심을 보이는 여자아이의 경우 엄마 화장품을 몰래 사용해 보거나 화장품을 사 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탤런트 김원희 씨는 한 프로그램에서 사춘기 시절 화장을 시도해 어머니에게 맞은 적 있다는 일화를 고백하기도 했다..

나드리 헤르본 화장품 장윤경 실장은 "사춘기가 막 시작된 아이들은 아직 피부가 약하므로 피부에 맞지 않는 화장품을 사용할 경우 부작용이나 노화를 앞당길 수 있음을 알려 줘야 한다"고 경고한다.

연령과 피부에 맞는 기초 화장품을 알맞게 골라주되 '내면의 미'를 키우고 외모 지상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권했다.

신체적 변화 역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는 아이의 건전한 정서 발달을 도울 뿐 아니라 성역할에 대한 평등한 생각과 바른 이성관을 갖게 해 주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체모가 나고 가슴이 부풀어오면 앞으로 다가 올 여러 가지 몸과 마음의 변화에 대한 예비지식을 미리 전해 준다. 생리대 사용법과 생리주기와 날짜를 달력에 체크하는 법을 일러주며 '초경 파티'를 계획해 아이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도와준다.

엄마의 사춘기경험을 이야기해 주면서 아이가 자신의 문제와 성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유도한다. 이 시기에는 친구들과 자신의 신체발달을 비교해서 우월감이나 열등감에 빠지거나 다른 친구를 '왕따'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개인차에 따라 빨리 자라는 조숙형이 있는가 하면 늦게 발달하는 만숙형도 있다는 것을 인식시킨다.

상계백병원 소아과 성장클리닉의 박미정교수는 "만 8세 이전에 유방이 발육하거나 급격하게 여드름이 나면 성조숙증일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며 만 13세까지 2차 성징이 없거나 비정상 자궁출혈이 있을 때도 병원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은아 사외기자 kea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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