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뽕나무선 방귀소리가 날까… ‘아니, 방귀 뽕나무’

  • 입력 2006년 4월 29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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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방귀 뽕나무/김은영 지음·정성화 그림/96쪽·7000원·사계절

‘고욤 열면 고욤나무/개암 열면 개암나무…오디 열면 오디나무/아니, 방귀 뽕나무.’(‘뽕나무’에서)

감이 열린다고 감나무고 밤이 열린다고 밤나무지만 오디가 열리는 나무 이름은 뽕나무란다. ‘뽕’ 방귀 소리다. 방귀라면 배를 잡는 아이들, 읽어 주면 웃음을 터뜨릴 법하다.

‘아니, 방귀 뽕나무’는 유쾌한 동시집이다. 가락이 도드라지게 강조되는 동시의 특성상 따라 읽기도 흥겹고, 내용도 익살스럽다. 아이들의 일상을 동시로 재미나게 옮겨 놓은 솜씨가 돋보인다. 이불을 둘둘 말고 늦잠자고 싶은 아이와 깨우려는 엄마의 실랑이가 벌어지는 아침 풍경을 옮긴 ‘번데기와 달팽이’의 한 대목.

‘어서 일어나/껍데기 훌훌 벗고/나비가 되어야지//나 번데기 아니야/달팽이란 말이야/빨리 내 집 돌려줘.’

초등학교 교사인 저자가 아이들과 어우러진 체험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동시 39편을 이렇게 알찬 동시집으로 묶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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