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김기철 화백, 뇌중풍 병마 딛고 13번째 개인전

  • 입력 2006년 1월 1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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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철 작 ‘고리’(2005년)
김기철 작 ‘고리’(2005년)
2년 전 어느 날, 작가로서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뇌중풍에 걸려 병원 신세를 져야 했던 김기철 화백이 힘겨운 투병 과정을 거쳐 재기전을 연다. 이번 전시가 벌써 열세 번째 개인전이다. 서울 통인시장 귀퉁이 허름한 작업실에서 겨우내 작업한 ‘고리’ 연작 등 20여 점을 18∼28일 서울 관훈동 단성갤러리 개관 17주년 초대전에 건다.

작가는 한지에 아크릴 물감으로 오방색을 펼쳐서 여백과 채색, 발묵과 필력, 우연과 필연의 반복으로 우주 공간에서 인간과 물고기와 꽃이 천진난만하게 어우러지는 은은한 풍경을 그려낸다.

작가의 작업은 한지에 오방색을 여러 번 덧칠하고 화공약품으로 정성스럽게 닦아낸 뒤 나오는 신비한 색감의 바탕화면 위에 칼로 한지를 한 겹 오려내고 형상을 그린 다음 다시 오려내는 지난한 노동의 결과물이다. 작가는 “성공과 완성이 존재하지 않는 화업의 길을 어머니가 자식을 업고 가듯 작품을 업고 간다는 생각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02-735-5588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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