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속의 오늘]2002년 美종교단체 “인간복제” 주장

  • 입력 2005년 12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2002년 12월 27일 미국의 종교 집단인 ‘라엘리언 무브먼트’는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이 태어났다고 발표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이 종교 단체는 인간을 복제하기 위해 설립한 부설 ‘클로네이드’사가 복제인간을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이브’로 명명된 여자아기와 산모는 모두 건강하다고 주장했다. 클로네이드사 측은 “이 복제아는 30세 미국 여성에게서 기증받은 체세포를 이용해 복제됐다”고 밝혔다.

이 발표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나 복제아의 탄생을 입증할 수 있는 아무런 증거를 내놓지 못해 과학계에서는 날조된 주장으로 받아들였다. 이 집단은 그 후 2004년까지 유럽과 호주 등지에서 6번째까지의 복제인간이 탄생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종교 집단은 외계인들이 지구상의 생명체를 창조했다고 믿는 이교 집단으로 교단 홍보를 위해 이 같은 믿을 수 없는 주장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장의 진위와는 상관없이 이 집단의 발표는 인간 복제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는 인식을 세상 사람들에게 심어 주는 효과를 발휘했다. 당시 이 회사는 산모의 체세포를 채취해 산모 본인의 난자에 이식한 뒤 다시 산모의 자궁에 착상시켜 9개월간의 임신 기간을 거쳐 복제아를 태어나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은 요즘 황우석 박사 사건으로 이제는 일반인들도 친근하게 된 배아줄기세포 복제 과정과 일치한다. 난자에서 핵을 제거하고 그 대신 체세포에서 채취한 핵과 융합시킨 뒤 이를 각종 기관으로 분화하기 직전 단계인 ‘배반포’ 단계를 거쳐 복제 배아줄기세포로 만드는 과정이다.

인간 복제 과정과의 차이는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키느냐 아니면 착상 없이 배양을 거쳐 바로 치료 목적을 위해 인체에 삽입하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복제인간을 만드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과학계의 시각이다. 지금은 아주 드물지는 않은 일이 되어 버린 동물 복제의 경우에도 착상 대비 출생률은 1%에 불과하며 사람의 경우는 착상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문제는 동물의 경우도 출생 직후 원인도 모르게 죽는 비율이 30%나 되며 부검을 해 보면 뇌가 없거나 장기에 치명적인 장애가 있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 이는 자신의 영역에 근접하려는 인간에 대한 신의 경고일지도 모른다.

정동우 사회복지전문기자 foru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