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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1월 17일 03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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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이 들어 속옷의 상표와 솔기 부분이 까끌까끌하게 느껴져 뒤집어 입었더니 편했다. 생각해 보면 속옷은 남들한테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상표나 솔기를 옷 속에 넣어 만들 필요가 없는데. 주위 사람들의 눈을 어지럽히지 않는 범위에서 스스로 편해지는 길이 몸과 마음을 맑게 하는 게 아닐까’라고 썼다. 그는 ‘눈치 안 보고 내 식의 소설만 쓴 것, 서울 버리고 낙향한 것 같은 게 내 인생의 속옷 뒤집어 입기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고등학교 때 손금 보는 내 짝이 출세 금이 집게손가락 쪽으로 뻗어 올라갔으면 굉장한 시인이나 소설가가 됐을 것이라고 하더라. 공개하건대, 이후 몇 해에 걸쳐 바늘 끝으로 손금을 쪼아 파서 손금을 교정한 뒤에 소설가가 되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는 이 글 각주에 ‘피눈물을 흘리며 글을 썼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이야기’라고 덧붙였고, 16일 기자에게 “허구적인 이야기를 수필처럼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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