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동아국악콩쿠르 大賞 약관의 대금주자 이종범씨

  • 입력 2005년 7월 7일 00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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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계의 가장 권위 있는 대회인 만큼 단단한 각오 없이는 두각을 나타내기 힘들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어요. 대상의 영예가 돌아오리라고는 기대하지 못했습니다.”

올해로 21회를 맞은 동아국악콩쿠르가 5년 만에 일반부 최고상인 대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대금 부문에 출전한 이종범(李宗範·20·서울대 2년·사진) 씨. 그는 지난달 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막을 내린 21회 동아국악콩쿠르 본선에서 심사위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대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2000년 거문고 부문의 서정곤 씨가 대상을 받은 이후 첫 대상 수상자다.

“은사들께서 소리가 크고 시원하다고 말씀하시곤 했어요. 경연장에서는 대금 산조의 처연하면서도 유장한 멋을 세밀한 부분까지 공들여 표현하려고 노력했는데 그것 외에 제 소리의 특성도 심사위원 선생님들의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 씨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어머니의 권유로 대금을 처음 손에 잡았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어머니가 그즈음 가야금의 멋에 푹 빠져 아들에게도 국악을 배워보라고 권했던 것. 이 씨는 “구슬프면서도 때론 꿋꿋하게 들리고, 청(떨림막)의 진동이 빚어내는 대금의 독특한 음색이 마음에 와 닿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2002년 18회 동아국악콩쿠르 학생부 은상, 2003년 전주대사습 대금부문 2위를 차지하면서 차세대 대금 연주자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요즘 국악가요나 퓨전 무대 등에서 대금이 긴 선율을 맡아 맹활약하는 것을 쉽게 접할 수 있어요. 변화하는 시대를 맞아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예로부터 지켜온 전통적인 멋과 맥(脈)은 항상 그 중심에 간직하고 있어야겠죠.”

연주가와 교육가의 길 중 어느 것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그는 “국악계 명인의 전당에 오르는 것이 목표”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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