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구려 고분벽화 훼손 심각 …유네스코 조사

  • 입력 2005년 6월 20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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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리 고분의 주름치마 여인 벽화. 동아일보 자료사진
수산리 고분의 주름치마 여인 벽화. 동아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북한지역 고구려 고분벽화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고 염분 층과 미생물 층이 형성되는 등 훼손이 진행되고 있어 보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월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북한의 안악 3호분(황해남도 안악군)과 약수리 고분, 수산리 고분(이상 남포시 강서구역)을 현장 조사한 유네스코 본부 문화유산국 동북아·서남아 담당관 한준희 씨는 19일 이 같은 사실을 전하고 “북한 고분에 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보존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씨는 이 같은 조사 내용을 24일 고구려연구재단 주최로 고려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리는 고구려 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 대체로 내부의 높은 습도 때문에 벽화 곳곳에서 곰팡이나 박테리아 등 적지 않은 미생물이 번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벽화 표면에 염분 층이 형성돼 벽화를 훼손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대부분 벽화 고분을 보수 복원할 때 시멘트 콘크리트를 사용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시멘트는 물기와 만나면 염분을 만들어내게 된다.

그러나 한 씨는 “염분 층은 제거 및 보수가 그리 어렵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유네스코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9월부터 약수리 고분벽화 보존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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