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교수-정진석 대주교 만난다

  • 입력 2005년 6월 13일 03시 10분


서울대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한 한국 천주교 지도자들과 황 교수가 조만간 만나 생명윤리 문제에 관해 본격적인 대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천주교는 배아줄기세포를 생명으로 보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황 교수는 자신이 만든 배아줄기세포는 생명이 될 가능성이 없는 줄기세포라고 맞서고 있어 이를 둘러싼 생명윤리 논쟁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줄기세포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휴스턴을 방문 중인 황 교수는 11일(현지 시간) “종교계나 시민단체의 (생명윤리에 대한) 주장을 소중하게 받아들이며 우리의 자세를 가다듬는 계기로 삼겠다”면서 “필요하면 가톨릭 지도자들을 만나 이해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12일 보도 자료를 내고 “황 교수의 겸손함에 경의를 표한다”며 “황 교수 측과 의논해 황 교수가 귀국하는 대로 가능한 한 빨리 양측이 만나는 자리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교구는 또 “우리는 황 교수의 연구 전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존엄성의 파괴가 우려되는 인간 배아, 즉 수정란과 같은 생명을 복제해서 치료에 활용하겠다는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천주교 주교회의는 4일 교리주교위원회와 사회주교위원회 공동 명의의 성명을 통해 황 교수의 연구는 인간생명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본보 6일자 A2면 참조

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鄭鎭奭) 대주교는 11일 사제들에게 배포한 강론 원고에서 “복제된 배아라 할지라도 이는 분명 인간 생명이며, 따라서 인간 배아에 대한 실험이나 조작 파괴는 인간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짓밟는 행위”라면서 “가톨릭교회는 이에 명백히 반대하며 연구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줄기세포란::

근육 뼈 뇌 피부 등 모든 신체 기관의 조직으로 전환될 수 있는 만능세포.

▽배아줄기세포=여성의 난자에 줄기세포를 필요로 하는 사람의 체세포 핵을 이식해 만든 배아에서 채취. 인체의 모든 장기로 분화할 수 있는 잠재력과 뛰어난 증식력이 있음.

▽성체줄기세포=사람의 골수 탯줄혈액 등에서 채취할 수 있으며 구체적 장기세포로 분화되기 직전의 원시세포. 증식력이 떨어지고 특정 조직으로만 전환되는 방향성을 띤다는 게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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