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시대, 흑백으로 만든 찰나의 예술

  • 입력 2005년 6월 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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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샵 작 '빛-광선'(2000년)
빌 샵 작 '빛-광선'(2000년)
사진전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 보급과 개인 블로그의 확대로 사진 찍기는 이제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소통방식이 되었다. 최근 잇따라 열리고 있는 흑백사진 거장들의 전시회에서 사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섭 사진화랑 2주년 전

서울 인사동 김영섭 사진화랑이 개관 2주년 기념전으로 프랑스 사진계의 거장 로베르 드와노와 앙드레 케르테츠 사진전을 열고 있다. 이 화랑은 이미 외젠 앗제, 맨 레이, 로버트 프랭크 등 거장의 사진전을 잇달아 열었다.

드와노의 작품들은 20세기 파리 시민들의 자유롭고 유쾌한 일상을 포착했다. 연출되지 않은 실제상황을 포착한 ‘비스듬한 시선' 시리즈는 골동품 가게를 운영하는 친구에게 진열장에 화려한 여인의 뒷모습 누드를 전시하게 하고 행인들의 반응을 숨어 찍은 것이다.

이에 비해 케르테츠는 정물, 누드, 보도사진에 걸쳐 다양한 소재를 빛과 그림자의 극적인 대비를 통해 포착, 실험성이 짙은 작품을 남겼다. 8월 30일까지. 02-733-6331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전

브레송 작 '프랑스 파리, 팔레 왕립공원'(1959년)

20세기 사진 미학을 완성시킨 인물로 평가받는 프랑스 거장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1주기(2004년 8월 사망)를 맞아 그의 작품을 모은 ‘찰나의 거장’전이 서울 예술의 전당 디자인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풍경과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이 무려 226점이나 나오는 본격적인 추모전이다. 평생 흑백사진만 고집하며 플래시도 사용하지 않고 어떠한 연출도 거부한 말 그대로의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은 브레송 작품세계의 진수를 만날 수 있다. 전시작들은 사진 전문 통신사 ‘매그넘’에서 빌려왔다. 7월 17일까지. 02-379-1268∼9

○빌 샵 전

안개에 싸인 다리, 어스름한 때에 찍은 분수대, 연못의 부드러운 물 표면에 반사된 갈대 등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미국인 사진작가 빌 샵의 사진전이 서울 청담동 갤러리 뤼미에르에서 열리고 있다. 극도로 정제되고 디자인된 듯한 그의 사진들은 풍경사진이 주는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명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도 ‘고요 속으로’이다. 7월 3일까지. 02-517-2134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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