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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6월 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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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총리가 최근 들어 한일 교과서 문제에 대해 일본 측을 직접 비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일본의 유력 정치인과 학자 언론인들로 구성된 한 모임에 참석해 “역사는 장식품이 아니라 내일을 위한 과정”이라면서 “일본은 ‘과거 나쁜 일을 했다, 침략했다’는 사실을 (역사교과서에) 정확히 기술하고 더 이상 한국인의 아픔을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역(정치인) 때에는 말할 수 없었지만 일본인들은 1895년 주한 일본 공사의 지시 아래 낭인들이 궁궐에 난입해 명성황후를 참살한 일을 사실대로 정확하게 기록해야 한다”며 “만일 일본 왕궁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일본인들은 어떤 생각을 하겠는가”라고 일본의 역사왜곡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전 총리는 또 1965년 한일 수교 협상 당시 일본 정부가 경제 지원 규모를 ‘무상 2억 달러, 유상 3억 달러’로 제시했으나 이를 거부하고 ‘무상 3억 달러, 유상 2억 달러, 플러스 알파’로 바꾼 것은 자신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제멋대로 (한일협상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최근 한국에서 일고 있는 한일 협정 비판론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김 전 총리는 사회자가 협상 당시 그가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진 ‘독도 폭파론’을 거론하자 묵묵히 듣기만 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이번 방일에는 정상천(鄭相千) 자민련 부총재 등이 수행했다.
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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