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끔찍한 발랄 공포영화‘하우스…’20일 개봉

  • 입력 2005년 5월 18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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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올댓 시네마
사진 제공 올댓 시네마
‘끔찍 발랄하다’는 말은 바로 이 영화에 적합한 표현 같다. 20일 개봉되는 할리우드 공포영화 ‘하우스 오브 왁스’는 ‘눈(眼)을 붙잡는 공포’의 진수를 보여준다. 비록 ‘마음’을 옥죄는 공포는 아니지만, 그러면 또 어떤가. ‘눈’만으로도 버거운데.

칼리(엘리샤 커스버트)와 페이지(패리스 힐튼), 그들의 남자친구, 칼리의 쌍둥이 동생 닉 등 청춘남녀 6명이 풋볼 게임을 보러 길을 떠난다. 자동차 고장으로 외딴 마을에 들른 그들은 마을 사람들이 모두 밀랍인형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충격적 사실을 알게 된다. 그들은 하나둘 잔인한 죽음을 맞고 전신에 왁스가 덧칠해지면서 밀랍인형에 얽힌 비밀이 드러난다.

‘매트릭스’ 제작자 조엘 실버와 ‘캐스트 어웨이’의 로버트 저메키스가 만든 공포 영화제작사 다크 캐슬 엔터테인먼트의 신작답다. 머리와 사지(四肢)는 순식간에 ‘싹둑’ 잘리고, 손가락은 ‘댕강’ 달아나며, 밀랍을 떼어내자 그 속에 갇혀 있던 사람의 피부조각은 흐물흐물 떨어진다. 이런 피 칠갑의 참혹한 장면들에 차마 눈을 뜨기 힘들면서도 이상하게 산뜻하고 리드미컬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 이게 바로 할리우드 호러 오락물의 정서다. 지저분하고 찝찝한 ‘B급 정서’가 아닌, 20t의 왁스를 쏟아 부어 밀랍의 집을 만들 만큼 통이 크고 거침이 없는 블록버스터의 정서 말이다.

이 영화가 다소간의 설명 부족을 드러내는 것도, 입술에 강력본드를 붙여 ‘입단속’을 시키는 각종 가학 아이디어에만 집중한 나머지 정작 살인을 저지르는 범인들의 뇌 속에 뿌리내린 정신적 외상에 밀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작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영화 중반 죽어 사라지는 패리스 힐튼(사진)이다. 호텔가(家) 힐튼의 상속녀로 600마리의 애완동물을 키울 만큼 할리우드의 스캔들 메이커인 그녀는 얼마 전 남자친구와의 섹스비디오가 인터넷에 퍼지면서 또 한 번 입방아에 올랐던 인물. 그래서일까? 그녀의 머리를 관통한 거대한 철기둥은 왠지 비디오 속 단단한 남근(男根)같다는 생각도 든다.

신예 자움 콜레트 세라 감독의 데뷔작. 18세 이상.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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