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수는 이날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가 주최한 ‘P-마트 정책포럼’에서 ‘역사해석의 문제’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경계해야 할 것은 추상적 민족주의나 도덕주의에 사로잡혀 시대착오적 판단을 서슴지 않음으로써 민족적 화해와 통합보다는 상처를 오히려 깊게 만드는 위험”이라며 “그런 위험의 조짐이 벌써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역사적 진실을 밝히는 일은 승자의 이야기를 통해 승자의 입지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말 못하고 죽어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부각시켜 과거를 제대로 밝히자는 것”이라며 “이는 전문적 능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이지 정의감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사 청산을 하지 못해 낭비되는 국력을 민족화합의 에너지로 환원시키려면 역사가들이 역사를 이끌어온 인물의 변호인 역할을 하고, 판단은 국민에게 맡기는 열린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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