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dy다이어리]네째주,앗!‘요요현상’이…

  • 입력 2005년 5월 12일 15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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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다리를 들고 몸통을 옆으로 돌리는 ‘레그 레이즈 앤드 사이드 로테이션’ 운동을 하는 김선미 기자. 이 운동은 복부 지방을 빼는 데 효과적이다. 강병기 기자
한쪽 다리를 들고 몸통을 옆으로 돌리는 ‘레그 레이즈 앤드 사이드 로테이션’ 운동을 하는 김선미 기자. 이 운동은 복부 지방을 빼는 데 효과적이다. 강병기 기자
이 글을 쓰는 지금, 솔직히 기분이 안 좋다.

바쁜 취재 일정과 3박4일의 해외 출장(앙드레 김 패션쇼) 때문에 운동을 게을리 했더니 운동 시작 4주째에 체지방률이 늘어나는 ‘요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넌 다시 할 수 있어”라며 애써 마음을 다독였지만, 오늘 아침 또 운동을 빼먹고 말았다. 요요 현상에 대한 상담을 위해 한동길 트레이너에게 전화를 걸자 그는 심하게 핀잔을 줬다.

“바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나요. 몸을 지나치게 쉽게 생각하는 것 아닙니까. 몸매가 만들어질 만하면 바쁘다고 운동하러 안 나오니 흐름이 끊기잖아요.”

가뜩이나 속상한데 따끔한 훈계를 듣고 있으니 화가 날 정도였다. 나라고 운동을 안 하고 싶겠는가. 전화를 끊고 속으로 울고 있는데 트레이너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내온다.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면 죄송합니다. 아름다워질 몸매를 생각하세요. 파이팅!”

실은 요요 현상의 원인을 누구보다 나 자신이 잘 알고 있다. 해외 출장 전까지는 운동 시작 후 쭉쭉 빠지는 체지방을 지켜보면서 자만심을 가졌고, 수십 명의 늘씬한 패션 모델과 함께 한 출장지에서는 그들의 ‘천혜(天惠)의 유전인자’에 기죽어 자포자기의 심정에 빠져 들었다. 결국 마인드 컨트롤의 실패였다.

해외 출장은 5일부터 8일까지였다. 출장지에서도 보디셰이핑 프로젝트를 성실히 수행해 내리라 다짐하면서 일부러 4일 오후 체성분 측정을 했다. 결과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몸무게는 일주일 전보다 300g 줄어든 50.5kg, 체지방률은 21.2%였다. 야심차게 여행용 트렁크 안에 트레이닝 팬츠와 운동화를 꾸려 넣었다.

공항에서 만난 모델들은 꾸미지 않아도 눈부셨다. 나와는 처음부터 출발선이 다른 몸이라는 생각에 좌절감마저 들었다.

일단 마인드 컨트롤이 깨지자 그동안 브레이크걸려 있던 식탐은 액셀러레이터를 밟아댔다. 엄청나게 단 맛의 단팥묵(양갱), 고로케, 생크림 케이크, 10여가지 메뉴의 일본식 정찬까지 배불리 먹었다. 아침에 산책이라도 할 수 있었을 텐데 피곤하다는 핑계로 잠을 청했다.

출장에서 돌아와 9일 체성분 측정을 해 보니 몸무게는 50.5kg 그대로였으나 5일만에 체지방률은 22.5%로 1.3%나 늘었다. 근육량은 600g 줄고 체지방량은 700g 늘었다. 복부 지방률도 0.01% 불었다. 아직 본격적 셰이핑 단계에 들어서지 못한 내 몸은 언제 어떻게 되돌아갈지 모르는 스펀지였다.

근육량이 줄어든 또 다른 원인도 알고 있다. 출장 전 바쁘다는 핑계로 트레이너와 시간을 맞추지 못해 홀로 30분 동안의 유산소 운동만 하고 돌아왔다. 나는 아직도 내 몸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트레이너에게 의존하는 유아적 성향을 갖고 있다.

멀쩡한 치아 4개를 뽑아내고 치아 교정을 시작한 뒤 서서히 그 공백이 메워졌던 기억을 떠올린다. 내 몸도 그러하리라. 단기간에 욕심 부리지 말고 운동, 식이요법, 마인드 컨트롤을 조화시켜 몸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 태도를 체화시켜야겠다고 참회한다.

실패를 교훈 삼아 다시 시작하려 한다. 복부를 날씬하게 하는 운동은 한쪽 다리를 들고 몸통을 옆으로 돌리는 ‘레그 레이즈 앤드 사이드 로테이션’. 일주일 후에는 흐뭇한 기분으로 일기를 쓸 수 있기 간절히 바란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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