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연극 속의 베토벤’

  • 입력 2005년 3월 1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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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인 드라마’를 기획한 박영민 서울 클래시컬 플레이어스 음악감독은 “베토벤 음악 속에 깃들인 연극성은 장르간 결합을 추구한 낭만주의 예술의 중요한 특질”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서울 클래시컬 플레이어스
‘베토벤 인 드라마’를 기획한 박영민 서울 클래시컬 플레이어스 음악감독은 “베토벤 음악 속에 깃들인 연극성은 장르간 결합을 추구한 낭만주의 예술의 중요한 특질”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서울 클래시컬 플레이어스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음악의 다리를 놓은 작곡가가 베토벤이죠. 특히 그의 ‘연극 음악’을 들으면 ‘낭만주의자 베토벤’이 뚜렷이 보입니다.”

14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에서 ‘베토벤 인 드라마’를 제목으로 기획연주회를 갖는 박영민(40) 서울 클래시컬 플레이어스 음악감독의 말이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베토벤이 연극 무대에서 연주하기 위해 작곡한 관현악곡들이 집중 조명된다.

연극 ‘아테네의 유적’에 붙인 서곡을 시작으로 비극 ‘코리올란’ 공연을 위해 작곡한 ‘코리올란 서곡’, 괴테의 비극 ‘에그몬트’ 공연을 위해 작곡한 극 부수(附隨) 음악들이 연주된다.

공연 성격에 따라 편성이 달라지는 신개념 교향악단인 서울 클래시컬 플레이어스.

특히 ‘코리올란’과 ‘에그몬트’ 연주에는 배우 겸 방송인 정진영 씨가 내레이션을 맡아 눈길을 끈다.

“여러 장르 사이의 융합과 교류는 낭만주의 예술의 큰 특징이었죠. 베토벤은 연극을 통해 자신의 낭만주의적 정신을 드러냈고, 세계관을 표현했습니다. 담합과 협잡에 굴하지 않았던 코리올란, 부당한 처사에 항거하는 에그몬트 백작, 탄압받는 자의 해방을 위해 노력하는 피델리오… 이 주인공들은 모두 베토벤의 자유주의적 메시지를 드러내는 ‘다른 베토벤’들이죠.”

박 감독은 “보통 베토벤의 정수가 교향곡에 있다고들 생각하지만, 베토벤의 연극 음악은 전성기에 만들어진 열정 어린 곡들로서 그의 교향곡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중요한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클래시컬 플레이어스는 박 감독이 지난해 설립한 ‘신개념’의 교향악단. 영국의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 아카데미’처럼 파트별 수석 그룹만 상임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연주가 풀(pool)을 확보해 공연의 성격과 규모에 따라 ‘몸집(편성)’을 서로 다르게 갖춘다.

이번 공연에 이어 5월 18일에는 ‘발레와 오페라에 나타나는 베토벤’을 공연할 예정.

▼내레이션 맡은 배우 정진영씨 “대사를 음악에 녹여야죠”▼

‘베토벤 인 드라마’에서 음악과 극을 잇는 고리역할을 할 배우 정진영(사진) 씨는 “자료를 받아보고는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클래식 공연 무대에는 처음 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음악과 대사가 어울려 총체적 예술을 만든다는 개념이 좋게 느껴졌고, 베토벤이 음악으로 그려낸 주인공들의 영웅적 역할이 마음에 들었어요.”

―국문학도(서울대 국문과 졸업) 출신인데다 연극인으로 연기생활을 시작해 이런 무대에는 적역이라는 평인데…

“내게도 역시 낯선 작업임에 틀림없죠. 이 무대에서 내레이션은 음악과 어울려 무대 요소의 일부를 이룹니다. 대사가 따로 놀지 않고 잘 섞일 수 있도록 준비하겠어요.”

―준비과정에 특별한 점이 있다면…

“먼저 베토벤의 음악을 이해해야 할 것 같아요. 악단과의 연습 전에 시간을 내서 이번에 연주될 음악을 집중적으로 들어보려 합니다. (웃음)”

유윤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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