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공영방송 다큐프로가 거짓연출 하다니…”

  • 입력 2005년 2월 22일 19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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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방영된 KBS 2 ‘VJ 특공대’에서 골동품 수집가 정모씨가 4만원에 사들인 우표책을 펼쳐보이고 있다. KBS 화면 캡쳐
18일 방영된 KBS 2 ‘VJ 특공대’에서 골동품 수집가 정모씨가 4만원에 사들인 우표책을 펼쳐보이고 있다. KBS 화면 캡쳐
10대들의 원조교제 장면이나 노골적인 성(性) 관련 발언을 방영해 물의를 빚었던 KBS2 ‘VJ 특공대’가 최근에는 우표책을 거래하는 장면을 연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VJ 특공대’는 18일 ‘다 줘도 안 바꾼다! 천정부지 몸값 열전’ 편에서 골동품 수집가인 정 모씨가 시골농부에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취임식 우표가 포함된 우표책을 4만원에 구입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이 방송이 나간 뒤 누리꾼(네티즌)들은 프로그램 홈페이지 게시판에 “순진한 사람을 속여 귀한 물건을 헐값에 구입했다”며 정 씨와 제작진을 비판했다.

그러자 정 씨와 제작진은 이를 해명하면서 “거래 장면은 연출된 것이며 우표책은 주인에게 되돌려주었다”고 털어놓았다.

문제의 장면이 연출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상황은 더 악화됐다. 누리꾼들은 “어떻게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연출할 수 있느냐” “공영방송이 시청자들을 우롱하느냐”며 제작진을 비판하고 나섰다. 모두 5800건 가량의 항의성 글이 게시판에 올랐다.

배상만 PD는 이에 대해 “프로그램에서 연출은 촬영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 불가피한 면이 있다”며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사실을 토대로 출연자와 협의 하에 진행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VJ 특공대’는 지난달 21일 ‘기묘한 음식 열전’ 편에서 버섯이나 수소의 생식기 요리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성 관련 선정적 발언을 여과 없이 내보내 방송위원회로부터 “방송의 품위 유지 규정을 위반했다”며 ‘권고’ 조치를 받았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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