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궁녀 일대기 비문 첫 발굴… 인조~숙종 모신 ‘林상궁’

  • 입력 2005년 1월 28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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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 진관내동 여우골에서 발굴된 임 상궁 묘비. 사진 제공 상명대박물관
서울 은평구 진관내동 여우골에서 발굴된 임 상궁 묘비. 사진 제공 상명대박물관
조선시대 궁녀의 생애가 자세히 기록된 비문이 처음으로 발굴됐다.

손환일(孫煥一) 한국학중앙연구원(전 정신문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서울 은평구 진관내동 여우골에서 발굴된 ‘임(林) 상궁 묘비문’이 궁녀의 일대기를 기록한 비문으로 처음 확인됐다고 28일 밝혔다.

상명대 박물관(관장 최규성·崔圭成)이 2003년 2월 발견한 이 비문에는 인조 때 13세에 궁녀가 돼 숙종 때까지 40여 년간 4대의 임금 아래에서 궁녀로 있으면서 정5품 상궁의 지위에 오른 임 씨(1635∼1709)의 생애가 상세히 기록돼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궁녀의 비석에는 ‘궁녀 김씨의 묘’ 정도로 성밖에 나오지 않아 이는 매우 특별한 경우로 평가된다.

조선시대 궁녀사를 전공한 신명호(申明鎬) 부경대 교수는 “상궁이나 궁녀 개인에 대한 기록이 이처럼 상세한 경우는 조선후기 범죄기록서인 추안급국안(推案及鞫案)에 범행을 자백한 궁녀들의 기록을 빼고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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