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4년 9월 15일 18시 1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제일모직은 이날 오전 경북 구미공장에서 제진훈(諸振勳) 사장과 전현직 임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열고 2006년까지 전자재료 사업부문 확대 등을 통해 매출 3조원, 경상이익 3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창립 반세기를 맞은 제일모직은 끊임없는 혁신과 인재 양성을 통해 한국 최대 그룹의 모(母)기업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뛰어넘어 국내 산업계에서 ‘적극적 변신’의 모범사례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기록의 50년=1954년 설립된 제일모직은 삼성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고 이병철(李秉喆) 창업주가 대표이사로 재직한 곳이다. 그만큼 창업주의 애착도 강했고 삼성 내에서 상징적 의미가 강한 회사다.
![]() |
제일모직은 그룹 내 핵심인력 사관학교의 역할도 맡았다. 삼성의 이학수(李鶴洙) 구조조정본부장, 김인주(金仁宙) 구조본 사장, 최도석(崔道錫) 삼성전자 사장이 모두 제일모직 대구공장의 경리과를 거쳤다.
그룹 내에서는 물론 섬유 산업에서도 각종 기록을 쏟아냈다. 1956년에는 한국 최초의 모직공장을 대구에 설립했고, 민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독일에서 해외기술을 도입했다. 또 1961년에는 양복에 쓰이는 천을 국내 최초로 해외에 수출했다.
1965년에는 국내 최초로 국제양모사무국(IWS)에서 부여하는 울마크 사용권을 획득했고, 1996년에는 비(非)접착 공법으로 만든 최고급 신사복 ‘카디날’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신사복 명품 인증을 받았다.
![]() |
▽전통산업 속의 첨단기업=제일모직은 직물업에서 의류, 화학, 전자재료 제조업체로 변신을 거듭해 왔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화학과 전자재료 부문 매출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제일모직 변신의 역사는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남 여수에 첨단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생산 공장을 건설했고, 고기능성 합성수지 산업에도 진출했다.
1995년부터는 반도체용 소재 산업에 뛰어들었고, 2002년에는 구미공장에 전자재료 양산기지를 준공하는 등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 왔다.
제일모직은 앞으로 전자재료 산업을 기반으로 비메모리 반도체나 차세대 대형TV, 2차전지 산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4%였던 전자재료 부문 매출 비중을 2006년에는 15%(4500억원)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또 D램용 EMC(반도체 회로보호재)와 전해액 등 4개 품목을 세계 최고 품질로 육성하고 패션부문은 중국에 일괄사업 체제를 구축해 제2의 내수시장으로 삼아 공략할 방침이다.
제 사장은 “제일모직은 반세기 동안 변신을 통해 첨단 화학소재와 토털 패션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미국 듀폰이나 일본 도레이에 맞먹는 세계적인 종합화학·패션 기업으로 자리 잡겠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sanhkim@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