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드라마 히트해도 외주 제작사는 ‘빈손’

  • 입력 2004년 9월 13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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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 이 드라마로 SBS는 9억원의 수익을 올린 반면 외주제작사 캐슬인더스카이는 1억원 정도의 수익만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 SBS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 이 드라마로 SBS는 9억원의 수익을 올린 반면 외주제작사 캐슬인더스카이는 1억원 정도의 수익만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 SBS
SBS ‘파리의 연인’과 KBS2 ‘풀하우스’는 올해의 히트 드라마다. 그러나 이 드라마를 제작한 외주 제작사와 그 드라마를 방영하는 방송사간 수입의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드라마가 히트하더라도 외주제작사에게 돌아오는 몫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9일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이경숙 열린우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일 끝난 KBS2 드라마 ‘풀 하우스’의 광고 순수입은 36억2000여 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KBS가 외주제작사인 김종학프로덕션에 연기자 출연료 등 직접제작비로 지급한 돈은 16억원(회당 1억원)이다. 나머지 20억 원 중 미술비 스튜디오사용료 기재사용료 등 KBS가 부담하는 간접제작비 15여억 원을 빼면 KBS는 ‘풀하우스’로 5억원의 순수익을 냈다.

그러나 ‘풀하우스’를 제작한 김종학프로덕션의 처지는 다르다. 이 프로덕션의 김종학프로덕션의 박창식 제작이사는 “KBS에서 받은 제작비 16억원만으로는 적자이고 해외판매에 기대를 걸고 있다”라고 말했다.

SBS 20부작 ‘파리의 연인’도 크게 다르지 않다. ‘파리의 연인’은 광고 순수입으로 45억3000여만 원을 벌었으며 이중 외주제작사인 캐슬인더스카이에 지불한 직접제작비 16억원(회당 8000만원)과 간접제작비(20억원)를 제외하면 9억원의 순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캐슬인더스카이의 신병철 제작이사는 “우리가 부담한 제작비는 모두 28억원으로 SBS에서 받은 16억원과 협찬 등 PPL(프로덕트 플레이스먼트)로 13억원을 받아 겨우 1억원의 순수익을 남겼다”고 밝혔다. ‘파리의 연인’은 PPL로 인한 지나친 간접광고로 방송위로부터 시청자에 대한 사과명령이라는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 의원 측은 “지상파 방송사들은 외주제작이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전파 장사’를 하고 있다”며 “외주 제작사들에게 광고 판매액에 대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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