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탄생 100주년展 시간의 숭고-입술소파 등 33점 전시

  • 입력 2004년 6월 7일 18시 44분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1904∼1989) 탄생 100주년을 맞아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달리 조각전이 12일부터 9월 5일까지 열린다. 달리의 천재적 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된 조각 33점이 전시된다. 출품작들은 달리의 컬렉터가 세운 재단인 스위스 스트라튼 파운데이션 소장품으로 지난 10여년에 걸쳐 세계 70여 나라에서 순회 전시됐다.

달리의 조각들은 주로 그가 60년대 말에서 80년대 초반 사이에 제작한 것으로, 완숙기에 접어든 대가의 상상력이 시간과 공간 개념으로 응축됐음을 보여준다.

녹아내리는 시계, 입술모양의 소파 등 달리 하면 떠오르는 대표작들을 만날 수 있다. 몸에 서랍을 관통시킨 청동 비너스 상은 높이 2.18m의 대형작품으로 서랍을 통해 닫힌 여인의 몸을 열고 싶다는 ‘성적 코드’를 담고 있다.

달리는 또 구약, 고대 유대교의 전설, 그리스 로마 신화 등도 새롭게 해석했다. ‘유니콘’ ‘성 게오르기우스와 용’ 등 조각뿐 아니라 단테의 ‘신곡’ 등에 삽화로 사용된 판화들도 선보인다.

달리작'시간의 숭고'(브론즈,1977년)

달리가 디자인한 가구들도 볼거리. 관능적인 여배우 입술 이미지를 차용해 만든 ‘입술 소파’, 달리와 부인 갈라가 각자 반대 방향으로 앉을 수 있도록 고안된 ‘달리와 갈라의 소파’ 등이 기발하고 재미있다. 하나에 모리, 베티 잭슨 등 유명 디자이너들이 달리 작품에 영감을 얻어 제작한 패션작품 15점도 소개된다. 전시 기간 중 달리와 루이스 부뉴엘이 합작해 만든 초현실주의 영화 ‘안달루시아의 개’도 상영된다. 어른 1만2000원, 어린이 6000원, 4인 가족권 3만원. 02-732-5616 www.ilovedali.com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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