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정]뮤지컬 '맘마미아!'출연 세 아줌마의 3색 토크

  • 입력 2004년 1월 29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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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맘마미아!’에 출연중인 아줌마 배우 전수경, 박해미, 이경미씨(왼쪽부터). 이들은 매일 만나 함께 공연하는 사이인데도 서로 할 말이 많은지 자리에 앉자마자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박주일기자 fuzine@donga.com
뮤지컬 ‘맘마미아!’에 출연중인 아줌마 배우 전수경, 박해미, 이경미씨(왼쪽부터). 이들은 매일 만나 함께 공연하는 사이인데도 서로 할 말이 많은지 자리에 앉자마자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박주일기자 fuzine@donga.com
“다 내 이야기 같아.”

“여성관객들의 반응은 영국에서보다 더 나아.”

세 아줌마는 무대 밖에서도 똑같았다. 옥신각신하다 웃고 떠들고…. 스웨덴 그룹 아바의 음악이 들리면 금방 일어나 노래 부르고 춤출 것 같았다. 왕년의 무대의상을 입고 노래 부른 ‘도나와 다이나모스’처럼. 아니, 피날레의 아바 히트곡 공연에 벌떡 일어나 춤춘 관객들처럼.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이 오른 뮤지컬 ‘맘마미아!(Mamma Mia!)’는 ‘여성뮤지컬’이다. 엄마와 딸의 갈등과 화해가 극 전반에 깔리는 데다 엄마와 그의 두 친구는 요즘 여성을 대표할 만한 캐릭터이기 때문. 엄마인 도나는 꿋꿋하게 혼자 딸을 키우는 강한 여인. 그 친구 타냐는 백만장자들과 세 번 결혼했다 세 번 이혼한 허영심 많은 여자다. 또 다른 친구 로지는 일을 사랑하는 페미니스트. 그러나 중년의 나이에 소녀 같은 풋풋한 연애를 경험한다. ‘세 아줌마’ 역의 박해미(40·도나 역), 전수경(38·타냐 역), 이경미씨(43·로지 역)가 이 뮤지컬에 나타난 ‘요즘 우리 여자들의 삶’에 대해 한바탕 ‘수다’를 떨었다.

#나랑 비슷해? 달라?

▽이경미=얼마 전 박지일씨(도나의 옛 애인 빌 역)와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나는 극중 로지와 닮지 않았대. 나도 그렇게 생각해. 내가 스무 살짜리 딸을 둔 ‘싱글 맘’이거든. 일찍 결혼했다가 일찍 이혼하고 혼자 딸을 키웠지만, 그래도 남자도 적당히 좋아해요.(웃음)

▽전수경=난 오히려 로지나 도나쪽에 가까운데…. 나 명품 별로 좋아하지 않아. 물론 잘 어울리지만. 그리고 연애 경험이 많았다면 애들 아빠랑 벌써 헤어졌을 걸.

▽박해미=나도 도나는 아닌 것 같아. 일을 사랑한다는 점에서는 로지에 가깝다고 할까.

▽이=내가 키만 좀 컸으면 타냐 하는 건데. 일을 좋아하는 건 로지랑 비슷한 것 같아. 이번 공연에서도 몸무게를 로지에게 맞추느라 8kg이나 찌웠지.

#친구같은 모녀지간

▽전=엄마가 서른 여덟에 날 낳았어. 극중 도나와 딸 소피가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모습이 부럽더라. 10개월 된 쌍둥이 딸이 크면 꼭 그렇게 하고 싶어. 애들이 첫사랑을 하면 그 얘기도 듣고 싶고.

▽이=난 딸이 중학교 때부터 걔 남자친구와 함께 만나서 얘기하고 그랬어. 엄마가 아니라 친구처럼 지내려고.

▽박=나도 엄마랑 많이 얘기하는 편이야. 내가 아홉 살 연하인 남편이랑 사귈 때도 엄마가 힘이 많이 됐고. 반대도 할 법했는데 엄마는 “일과 사랑은 네 몫이다. 책임은 네가 지는 거다”라고 하셨고.

▽이=요즘 30대 여성들이 결혼은 안 하고 아이만 갖고 싶다고 많이 얘기하던데.

▽박=하긴 나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으니까.

▽전=어쩌다 헤어진 연인의 아이가 생겼어도 떼거나 버리거나 하지 않고 혼자 낳아 기르는 모습은 좋게 보일 수도 있어. 게다가 도나의 사랑이 육체적인 것만은 아니었지.

#여자들의 열정 우정

▽박=아바 노래가 30, 40대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잖아. 이 뮤지컬은 우리 또래 여성들에게 맞는 것 같아. 아줌마들의 닫힌 열정을 끄집어낼 수도 있어. 우리들을 보면서 “쟤들도 마흔에 저렇게 노는데 난 왜 못해” 그럴 수 있잖아.

▽전=‘아줌마 세 친구’는 매력적이야. 우정은 즐기면 즐길수록 아름답지. 내 친구들은 내가 출연하는 뮤지컬에 표 사서 봐주거든. 고맙지.

▽이=각자 일하느라 서로 잊고 지냈던 친구들이 만나 이 뮤지컬을 보면서 우정을 확인하면 얼마나 좋을까. 난 영국에서 이 작품을 봤는데 관객 반응이 영국에서보다 더 좋은 것 같아.

▽박=우리가 연습하면서 영국 연출자랑 많이 얘기했잖아. 그러면서 우리 식으로 해석한 점이 도움이 됐지.

▽이=동전 던지기를 가위바위보로 처리한 거, 뭐 그런 것들.

▽전=로지와 타냐가 서로 침대를 차지하기 위해서였지. 그때 로지와 타냐가 “갈러!”하고 외쳤잖아. 좋은 번역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 그러나 역시 배우들의 역량도 크지 않을까.(웃음) 공연문의 1588-7890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공연장 어린이시설

특징연락처(02)
예술의전당 ‘어린이나라’60평 규모. 전담교사 3명580-1159
국립국악원 놀이방5평 규모. 도우미 1명580-3304
국립극장 ‘어린이나라’전문보육교사 2명 배치2274-3507
문예진흥원예술극장 놀이방자원봉사자 2명 배치760-4648
세종문화회관 ‘아이들세상’22평 규모. 전문교사 3명3991-748
정동극장 놀이방6평 규모7511-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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