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자비]<26>아름다운 지선아!

  • 입력 2003년 8월 15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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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선아 사랑해’라는 책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어 기쁘다.

나는 그가 출연한 TV를 보진 않았지만 아는 분이 권유해 ‘지선이의 주바라기 사이트’를 둘러본 후 글을 몇 번 남긴 것이 계기가 되어 요즘도 종종 시를 올리곤 하는데 그 반향이 엄청나다.

이 사이트에 드나드는 많은 이들의 그 아낌없는 격려와 기도, 웃음과 유머 가득한 글들을 읽으면 마음이 절로 따스해진다.

미모의 여대생이 어느 날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하고 기적적으로 살아나 화상의 흔적이 가득한 불편한 모습으로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위로천사가 된 것 자체가 커다란 놀라움이고 감동이다.

네티즌들은 ‘언니 이뻐요’ ‘누나 귀여워요’ ‘참 아름다워요’ 하는 인사를 많이 하는데 이는 그를 놀리는 것이 아니고 진정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진 한 영혼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마음의 표현일 것이다. 결코 감당하기 쉽지 않은 시련 속에서도 지선이 선택한 것은 절망이나 죽음이 아니라 삶에 대한 희망이고 용기였다. 홀로 지내는 어둠이 아니라 이웃과 함께 지내는 밝음이었다.

여성들이 더 아름다워지기 위해 코를 높이고 턱을 깎고 주름살 제거 수술까지 서슴지 않는다는 요즘 세상에서 몸뿐 아니라 얼굴 전체에 흉터를 지닌 채로 대중 앞에 나서기 위해선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을까.

수 년 전 가스불을 켜다가 얼굴에 화상을 입어 몇주간 입원한 일이 있는 나도 군고구마처럼 부푼 얼굴을 남에게 보이기 싫어 면회를 차단하곤 했었다. 함께 사고를 당했던 그의 오빠와 가족들의 결속과 사랑 또한 대단하다고 본다.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지선아, 사랑해’라고 인사했다는 대목은 특히 가슴이 뭉클하다. 이번에 12번째 수술을 받은 지선이 자칭 ‘은근연예인’이라고 표현할 만큼 어느새 유명인사가 됐다. 그를 직접 만난 일이 없지만 언젠가 그를 만나면 나도 정답게 인사하리라. ‘지선이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지선이를 사랑해 준 모든 사람들도 더불어 사랑합니다’라고.

이해인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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