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박물관 털렸다…15일밤 공주박물관 괴한2명 침입

  • 입력 2003년 5월 16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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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밤 국립공주박물관에서 도난당한 국보 제247호 금동보살입상. -사진제공 국립중앙박물관
15일 밤 국립공주박물관에서 도난당한 국보 제247호 금동보살입상. -사진제공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공주박물관에 강도가 들어 국보와 국보급 문화재 4점을 강탈해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국립박물관에서 문화재가 강탈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경찰은 강탈당한 문화재의 해외 밀반출을 막기 위해 공항과 항만 세관 등에 협조를 요청했다.

15일 오후 10시25분경 충남 공주시 중동 국립공주박물관에 30대 초반의 괴한 2명이 당직실 출입문을 통해 침입, 당직근무를 하던 박모씨(35·학예연구사)를 전기충격기와 흉기로 위협하고 청테이프로 양손을 뒤로 묶고 입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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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공주박물관 어이없는 보안불감증

범인 1명은 박씨를 지켰고, 1명은 당직실에서 전시실로 통하는 출입문 자물쇠를 뜯고 들어가 둔기로 1층 전시실(제2전시실)의 진열장을 부순 뒤 국보 제247호 공주의당금동보살입상(公州儀堂金銅菩薩立像)을 꺼냈다. 이어 또 다른 진열장을 깨고 1986년 보령 앞바다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청자상감포류문대접과 청자상감국화문고배형기, 같은 해 공주시 계룡면 하대리에서 출토된 분청사기인화문접시 등 비지정 문화재 3점도 강탈했다.

박씨는 “당직실에서 책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괴한 2명이 들이닥쳤다”고 말했다. 당시 박물관에는 당직실에서 20여m 떨어진 경비실(주간에는 매표소로 이용)에 청원경찰 2명이 근무하고 있었으나 괴한의 침입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범인들은 불과 15분 만에 문화재를 챙겨 달아났다.

경찰은 국보로 지정된 문화재는 시중에서 사고파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미리 판로를 확보한 청부 강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또 폐쇄회로TV가 설치된 2층 전시실에는 침입하지 않은 점에서 범인들이 사전답사 등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범인들이 30대 중반으로 키 170cm가량에 호리호리하고 경상도 말씨를 썼다는 당직자 박씨의 말에 따라 2명 가운데 복면을 하지 않은 한명의 몽타주를 작성해 전국에 수배했다. 경찰은 이날 이들 범인에 대해 2000만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공주=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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