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코로 '음ㅁ~' 입으로 '흠ㅁㅁ~' 해보세요

  • 입력 2002년 12월 22일 17시 30분


코와 입술 부위인 ‘마스크’에 초점을 맞춰 이 곳이 울리도록 목소리를 내면 건강에 좋다./자료제공 도서출판 파피에
코와 입술 부위인 ‘마스크’에 초점을 맞춰 이 곳이 울리도록 목소리를 내면 건강에 좋다./자료제공 도서출판 파피에
제32대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 영국 총리를 지낸 윈스턴 처칠, 미국의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 영화배우 그레고리 팩과 로렌스 올리비에….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목소리가 그윽해서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며 목소리에 ‘카리스마’가 실려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의사 모튼 쿠퍼 박사는 최근 국내에 번역 소개된 책 ‘목소리를 깨워라 삶을 바꿔라’에서 “이들처럼 목소리가 좋으면 사회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고 건강에도 좋다”면서 “그러나 인구의 절반 이상이 잘못된 목소리로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목소리를 제대로 발음해서 건강과 성공을 함께 얻거나 뒤늦게 제 목소리를 찾은 명사들. 왼쪽 위부터 루즈벨트 대통령, 처칠 총리, 킹 목사, 영화배우 커크 더글러스, 그레고리 팩, 가수 스티비 닉스.

쿠퍼 박사는 미국에서는 ‘스타들의 목소리 박사’라는 별명이 붙은 이비인후과 전문의. 영화배우 헨리 폰다와 커크 더글러스, 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 잭 조이너 커시, 미식축구 스타 OJ 심슨, 록그룹 프리트우드맥의 보컬 스티브 닉스, 가수 스티비 닉스 등 수많은 스타들이 그에게 치료를 받고 건강한 목소리를 찾았다.

그가 30여년 동안 환자를 보면서 터득해 책에서 밝힌 ‘목소리 건강법’을 요약 소개한다.

▽바른 목소리〓적당한 높낮이, 뚜렷한 발음, 적절한 속도는 좋은 목소리의 3대 조건.

특히 적당한 음조가 건강에 직결된다. 사람들은 타고난 목소리에 따른 음조가 있지만 가정과 사회환경 등의 이유로 저음(低音) 신드롬에 빠지거나 쉰 목소리, 속삭이는 목소리, 교태 섞인 목소리 등으로 말한다.

잘못된 목소리로 계속 말하면 말할 때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성대 근육이 수축해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거나 끊어지는 ‘경련 발성장애’가 생길 수 있다. 성대에 작은 종기나 결절, 종양이 생겨 수술해야 할 경우도 있고 심한 경우 종양이 암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음의 높이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거나 고칠 수 없는 것이라고 여기지만 음조도 고칠 수 있다.

▽마스크로 말하라〓마스크는 고대 그리스에서 남자 연극배우들이 양성(兩性)을 연기하기 위해 목소리를 증폭시키려고 코와 입 부위를 가릴 때 사용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는 마스크에 가린 코와 입 부위 자체를 마스크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따라서 코와 입 부위(그림 참조)에 초점을 맞춰 소리를 내면 타고난 목소리로 말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입을 다물고 끝을 약간 올리는 억양으로 ‘음ㅁ-흠ㅁㅁ’을 발음하는 방법을 익히면 된다. ‘음ㅁ-흠ㅁㅁ’하고 소리낼 때의 음이 타고난 음조이다. 이때 코와 입술 주위에서 가벼운 떨림을 느껴야 한다. 음조가 지나치게 낮으면 떨림이 아주 약하거나 느껴지지 않는다. 반면 너무 높으면 코만 울린다.

‘인스턴트 버튼법’을 이용하면 더 정확한 음조를 낼 수 있다. 한 손을 가슴, 다른 손은 배에 얹고 배가 자연스럽게 오르내리는 것을 느낀 다음 집게손가락을 명치에 대고 가볍고 빠르게 누르면서 ‘음ㅁ-흠ㅁㅁ’을 발음하면 된다.

다음으로 짧은 문장들을 소리내서 읽고 끝에 ‘음ㅁ-흠ㅁㅁ’을 붙인다. 즉 ‘나는 너를 사랑한다 음ㅁ-흠ㅁㅁ’식으로 문장마다 ‘음ㅁ-흠ㅁㅁ’을 붙여 말한다. 또 ‘음ㅁ-흠ㅁㅁ 하나, 음ㅁ-흠ㅁㅁ 둘, 음ㅁ-흠ㅁㅁ 셋’식으로 열까지 소리내서 말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에서 이를 연습하면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다.

바른 목소리로 말하려면 이에 더해 가슴이 아니라 배로 숨을 쉬어야 한다. 배호흡은 가슴과 배를 구분하는 ‘가로막(횡격막)’에 호흡의 초점을 두는 것이다.

한손은 배, 다른 손은 가슴에 올린 채 ‘음ㅁ-흠ㅁㅁ 안녕 맞아 정말 내 이름은 ○○○ 가자 하자’를 천천히 발음했을 때 어깨가 오르 내리거나, 숨쉬는 것이 느껴지거나, 발음시 가슴이 내려가면 가슴으로 숨쉬는 것이다. 배만 오르락내리락하도록 숨을 쉬면서 ‘음ㅁ-흠ㅁㅁ’을 발음하는 연습을 한다.

▽확실히 목소리를 찾기 위해〓운전할 때에도 표지판을 소리내어 읽고 ‘음ㅁ-흠ㅁㅁ’을 붙이는 등 ‘음ㅁ-흠ㅁㅁ법’을 틈틈이 하도록 한다. 가족이나 직장 동료 등과 함께 ‘음ㅁ-흠ㅁㅁ 법’을 시작하면 성공률이 높아진다. 자신이 말하는 소리를 녹음하면 자신의 목소리가 어떻게 바뀌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

‘음ㅁ-흠ㅁㅁ법’을 시작하면 이전보다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또 처음에는 말이 약간 느려지지만 곧 되돌아온다. 목이 약간 쓰리거나 귀가 간질간질해지고 입천장이 따끔거리는 등의 부작용도 생길 수 있지만 이는 발성기관의 근육이 변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길어도 몇 주 안에 사라진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 헛기침? 참으세요!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않아 목 안에 이상이 생기면 인체는 성대를 점액으로 덮어서 보호한다. 이 상태에서 말을 하면 인체는 점액을 제거하려고 반응하는데 이것이 헛기침이다. 헛기침을 하면 잠깐 목이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말을 하면서 목소리가 후두를 압박하면 성대에서는 다시 점액이 분비된다. 다시 헛기침을 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이런 과정을 통해 발성 기관은 점점 무리하게 되고 목소리가 안 좋게 바뀌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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