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금연…체중 조절… 작심3일

  • 입력 2002년 12월 22일 17시 09분


삼성서울병원 전산실에 근무하는 김영주씨(35)의 연말은 행복 그 자체다. 1년 전 82.5㎏이던 체중을 71㎏까지 줄여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의 다이어트 성공 비법은 ‘한우물 파기’. 오로지 헬스클럽에서 트레드밀(러닝머신) 달리기 하나로 승부했다. 처음에는 아침저녁으로 30분씩, 나중에는 1시간씩 늘려 달렸다. 3개월만에 5㎏ 감량 성공. 5개월이 되자 10㎏이 빠졌다.

모든 사람이 김씨처럼 성공의 열매를 맛보았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만 실제로는 실패의 쓴맛을 본 사람이 훨씬 많다. 성공한 사람에게 비추는 스포트라이트를 잠시 거두어 실패한 사람들에게 비춰보자. 그들의 사례에서 오히려 타산지석(他山之石)의 교훈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재키 찬(성룡)이 금연 캠페인에 참가해 사람 크기의 모형 담배를 꺾고 있다./동아일보 자료사진

▽의지만 좀 더 강했더라면〓서울 강남구 삼성동 F사에 다니는 회사원 김모씨(29·여)는 요즘 우울하다. 올 초 거금 150만원을 들여 헬스클럽에 등록하고 식단까지 생식으로 바꾸었는데 단 1㎏도 빼지 못했다.

처음에는 마시는 커피 양도 줄고 몸도 좋아지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오래지 않아 김씨의 계획은 궤도를 이탈하기 시작했다. 헬스클럽을 찾는 횟수가 일주일에 3회에서 한 달에 2, 3번으로 줄었고 저녁 생식은 아예 포기하고 말았다.

김씨가 고백하는 실패 원인은 의지박약.

김씨는 “앉아있는 시간과 야근이 많아 살을 못 뺀 이유도 있지만 쉽게 포기한 나 자신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털어놨다.

▽직장 스트레스를 못 이겨서〓하모씨(31)는 1년 전 이맘때 종합검진에서 C형 간염 판정을 받았다. 치료를 위해 3개월간 휴직을 하면서 금주와 금연을 단행했고 운동도 시작했다. 스스로 몸이 좋아짐을 느낄 때는 뿌듯하기까지 했다.

그렇지만 복직과 함께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갔다. 3개월 만에 돌아온 직장생활은 편안하지 않았고 밀린 일에 대한 부담이 엄습했다. 결국 하씨는 다시 담배에 손을 댔고 회식 술자리도 피하지 못해 술도 마시기 시작했다.

▽계획 없이 무작정 덤볐다〓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사는 정모씨(33)가 올해 금주를 선포한 횟수는 두 손을 꼽아도 모자랄 지경이다. 정씨는 단 한번도 3일을 넘기지 못했다.

정씨는 영업직인 업무 특성상 외부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 상황인데도 ‘절주(節酒)’가 아닌 ‘무조건 금주’를 목표로 세웠다. 계획은 매번 너무 쉽게 깨졌고 얼마 되지 않아 사람들도 그의 금주선언을 믿지 않았다.

정씨는 아무런 계획 없이 금주를 선언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정씨는 “내년에는 술을 1차에 끝내고 먹는 양도 절반으로 줄이는 훈련부터 시작해야 겠다”고 말했다.

▽유행 사라지자 결심도 흐지부지〓올해 초 고 이주일씨가 금연 TV 광고를 한 뒤 금연 열풍이 불어닥치면서 많은 사람이 이 대열에 합류했다. 김모씨(36)도 이런 유형. 김씨는 금연을 단행했지만 1개월 만에 다시 담배에 손을 댔다. 김씨는 이어 이주일씨가 사망한 이후 다시 한번 금연에 돌입했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김씨는 “주변에서 다들 금연한다고 하는데 나도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다”며 “뚜렷한 목적 없이 금연에 성공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 금연등 성공하려면

금연, 금주(또는 절주), 체중감량 등 연초에 세웠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자학하진 말자. 왜 실패했는지 이해를 하고 확실하게 다음을 준비하면 내년 이맘때는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연세대 의대 신촌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가 권하는 행동지침을 소개한다.

▽주위의 도움을 받아라〓금연 등을 계획했을 때는 무엇보다 주변에 널리 알리는 게 효과적이다. 가족과 직장동료는 가장 훌륭한 격려자인 동시에 감시자가 된다. 또 술과 담배는 중독성이 강하므로 해당 클리닉을 찾아 의사와 정기적으로 상담을 받는 것도 좋다.

▽항상 동기를 부여하라〓왜 ‘고행’을 해야 하는가 의문이 들면 처음 계획을 세웠을 때를 생각하고 최종 목적이 달성됐을 때의 결과를 상상하도록 한다. 그러면 순간의 고통은 참을 수 있다. 나름대로 그날그날 금연일지나 목표 운동량을 정해놓고 이를 이룰 때마다 성취감을 맛보는 것도 훌륭한 동기부여가 된다.

▽핑계 대신 대안을 찾아라〓금연과 금주의 경우 실패한 사람들은 바쁜 생활과 스트레스 때문이라며 핑계를 대기가 일쑤다. 그렇지만 보통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흡연과 과음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잊기 위한 ‘대안’을 찾는 게 중요하다. 업무와 상관없는 새로운 취미생활을 하거나 여유로운 마음을 갖도록 노력하며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무리한 실행은 피하라〓다이어트의 경우 운동과 식생활 개선을 함께 할 때 효과가 크다. 그런데도 단지 건강보조제를 복용하거나 단식 등을 통해 체중감량을 하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 경우 일정기간이 지난 뒤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는 ‘요요현상’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매달 2kg 내외에서 감량한다는 각오로 다이어트를 하는 게 좋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 담배 의존도 검사법

1. 아침에 일어나서 얼마 만에 첫 담배를 피우는가.

①5분 이내(3점) ②6∼30분(2점) ③31∼60분(1점)

④61분 이후(0점)

2. 도서관 극장 병원 등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참기 어렵다.

①예(1점) ②아니오(0점)

3. 하루 중 담배 맛이 가장 좋을 때는.

①아침 첫 담배(1점) ②그외의 담배(2점)

4. 하루에 피우는 담배량은.

①31개비 이상(3점) ②21∼30개비(2점)

③11∼20개비(1점) ④10개비 이하(0점)

5. 오후보다 오전 중 담배를 더 많이 피운다.

①예(1점) ②아니오(0점)

6. 몸이 아파 하루종일 누워 있을 때에도 담배를 피운다.

①예(1점) ②아니오(0점)

▽합계 0∼3점〓의존도가 낮아 당장이라도 끊을 수 있다.

▽합계 4∼6점〓의존도가 높은 편. 적절한 금연법을 해야만 담배를 끊을 수 있다.

▽합계 7점 이상〓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 담배를 끊으려면 전문의의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

◆ 체질량 지수(BMI)를 통한 비만도 측정법

BMI〓체중(㎏)/(키(m)×키(m))

예) 체중 90㎏, 키 170㎝라면

BMI〓90/(1.7×1.7)〓31

▽18.5 미만〓저체중. 비만의 염려 없다.

▽18.5∼22.9〓정상체중. 현재 몸을 유지하면 된다.

▽23 이상〓과체중. 비만이 염려된다.

(아시아인 기준이며 근육질 운동선수, 임산부, 유아 및 성장기 어린이, 고령자, 척추측만·후만증 환자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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