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개막하던 날…매표소엔 영화팬들 북적

  • 입력 2002년 11월 15일 18시 18분


15일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부산 중구 남포동 PIFF광장 주변 영화관에는 임시표를 구하러 나온 영화팬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부산〓최재호기자 choijh@donga.com

15일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부산 중구 남포동 PIFF광장 주변 영화관에는 임시표를 구하러 나온 영화팬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부산〓최재호기자 choijh@donga.com

14일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린 제7회 부산국제영화제(PIFF) 개막식은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서곡에 불과했다. 15일 부산 남포동 극장가 ‘PIFF 광장’에는 오전부터 20여개 영화관련 부스(booth)가 설치되고 전국 각지에서 영화팬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축제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

15일 오후 1시 30분 ‘PIFF 광장’ 야외무대에서는 김수용 감독의 핸드프린팅 행사가 열렸다. 그는 1958년 영화 ‘공처가’로 데뷔해 ‘갯마을’ ‘안개’ ‘만추’ 등 지금까지 40여년동안 109편의 영화를 찍은 감독.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이날 행사에서 “왕성한 작품활동을 통해 전통과 모더니즘의 가교 역할을 한 그의 공적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오후 3시 대영극장 5관에서 관객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어 같은 장소에서 마련된 영화 ‘해안선’의 야외 무대에는 영화배우 장동건을 보기 위해 몰려든 300여 관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최민희양(18·해운대여고 3년)은 “장동건을 보기 위해 낮 12시부터 기다렸다”고 말했다. 김기덕 감독과 주인공 장동건 박지아가 무대에 오르자 관객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영화제 출품작이 아닌 영화들도 거리 홍보전에 나섰다. 남남북녀의 사랑을 그린 영화 ‘휘파람 공주’의 홍보 관계자들은 북한 군복과 치마저고리를 입고 남포동 거리를 활보했고 12월13일 개봉하는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부스에서는 극중 호그와트 마법학교 유니폼을 입은 이들이 홍보 활동을 벌였다. 주말에는 영화 ‘해안선’ ‘광복절특사’ 홍보팀이 각각 군복과 죄수복을 입고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 서울에서 온 오상은씨(22·여·한국외대 정외과 2년)는 “축제 분위기에 젖고 싶어 영화제에 왔다”며 “영화 말고도 거리에 볼거리들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PIFF 광장’에는 모바일 전용 영화를 볼 수 있는 버스도 마련됐다. 이곳에서는 국내 최초로 제작된 모바일 영화 ‘달걀과 건달’ ‘마이 굿 파트너’ ‘프로젝트X’를 볼 수 있어 휴대 전화의 뉴미디어적 기능을 체험할 수 있다.

영화제 기간 중 영업을 중단해왔던 노점상이 올해부턴 ‘PIFF 광장’ 한켠에 등장했다. 이곳에는 평소 140여개 노점상이 들어서 있으나 영화제 기간에는 ‘깔끔한 거리를 조성하자’는 취지에서 영업을 중단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외국인들이 싫어하는 마른오징어구이는 팔지 않는다’는 것 등을 조건으로 60m에 이르는 골목에 토산품점이나 먹거리를 파는 포장마차 10여개가 들어섰다.

‘스크린쿼터문화연대’ 회원 30여명은 이날 1시 ‘PIFF 광장’에서 ‘WTO 문화분야 양허요청안 철회’를 요구하며 침묵시위를 벌였다. 빨간 점퍼에 X표가 그려진 마스크를 쓰고 등장한 이들은 ‘문화 분야는 WTO 협상 대상이 아니다’는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3시간동안 시위를 벌였다.

57개국의 장단편 226편이 상영되는 이번 영화제에서 하루 네차례 상영하는 전회가 매진된 작품은 개막작과 폐막작을 포함해 모두 39편이다.부산〓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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