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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5월 22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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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히 커질 시장 규모〓지난해 스포츠음료 시장은 2000년과 비슷한 1700억원 규모. 지난해 음료업계가 호황을 누렸음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음료만 지지부진했던 원인은 ‘2% 부족할 때’ 등 과즙을 약간 섞은 미과즙 음료시장과 차별화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
스포츠음료는 체내 전해질 보충과 수분 흡수를 빠르게 도와주는 기능성 음료인 반면 미과즙 음료에는 그러한 기능이 없지만 땀을 흘리는 모델들이 미과즙 음료를 마시는 광고가 대대적으로 나가면서 소비자들이 스포츠음료와 미과즙 음료의 차이를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것.
또 시장이 형성된 지 15년 된 스포츠음료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어 특별한 계기가 없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가 연이어 있는데다 마라톤 붐 등 스포츠 열기에 힘입어 시장규모가 지난해보다 15% 가량 성장한 2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2300억 원대 시장을 예상할 정도로 기대가 높다.
▽치열한 마케팅 경쟁〓스포츠음료 시장의 절반가량을 장악한 동아오츠카는 포카리스웨트가 공식 이온음료로 선정된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 마케팅을 집중한다는 전략. 월드컵은 코카콜라의 ‘파워에이드’가 공식 음료로 선정돼 현실적으로 마케팅에 한계가 있기 때문. 하지만 월드컵에 대해서도 색다른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도 프로농구 및 프로야구 공식음료 스폰서, 5월 포카리스웨트배 골프대회, 8월 포카리스웨트와 함께 하는 휴전선 155마일 횡단 등 다양한 마케팅 및 판촉활동을 병행해 지난해 850억원보다 18%가량 많은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동아오츠카 권도균 광고과장은 “신규 시장을 잡기 위해 대대적으로 프로모션을 계획하고 있다”며 “광고 예산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많이 책정했다”고 말했다.
20% 안팎의 점유율로 2위 다툼을 벌이는 ‘파워에이드’와 ‘게토레이’도 마케팅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코카콜라는 ‘파워에이드’가 2002 월드컵 공식 스포츠음료인 점을 최대한 부각할 계획. 최근 월드컵 대표선수들을 위한 파워에이드 ‘골드 피버(Gold Fever)’를 내놓고 축구 국가대표선수를 모델로 광고를 제작했으며 시음회 등을 여는 등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한국코카콜라 파워에이드 담당 유병재 과장은 “골드 피버는 축구에 대한 열정을 의미하는 말로 운동 시 소모되는 수분을 보충하고 갈증 해소와 함께 전해질 공급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면서 “파인애플 망고 등 여러 가지 열대과일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게토레이’를 생산하는 롯데칠성음료 역시 롯데라는 막강한 유통망을 무기로 ‘파워에이드’의 공세에 맞서고 있다.
지난해 제일제당으로부터 게토레이 판매권을 인수한 롯데칠성은 비록 월드컵과 아시아경기대회 등 굵직한 스포츠 행사의 후원 기회는 빼앗겼지만 50여년 동안 구축한 유통조직을 통해 스포츠음료시장 점유율을 높일 방침이다.
또 마라톤 대회와 길거리 농구대회 등 다양한 스포츠 행사를 후원해 일반 소비자들과의 접촉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서구처럼 빅마우스(입구가 큰 용기) 도입을 적극 검토하는 등 연구개발도 한창이다.
롯데칠성음료 마케팅전략팀 곽재억 과장은 “사실 지난해 11월까지 광고에 관한 권한이 없어 손놓고 있어야 했으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면서 “이르면 6월 중순부터 한국 실정에 맞게 제작한 광고를 내보내는 등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특히 스포츠 붐에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포츠 음료시장이 앞으로 꾸준히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토종 스포츠음료 ‘네버스탑’을 내놓고 있는 해태음료의 경우는 지난해 대한체육회 공식 후원음료로 지정 받아 현재 국가대표 공식지정 음료인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월드컵으로 직접적인 마케팅은 할 수 없지만 축구 분위기를 한껏 강조해 마케팅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용기를 축구공 모양으로 만들고 표면에 공을 모는 축구선수 모습을 양각으로 새겼다. 또 히트 상품인 어린이 음료 헬로 팬돌이 시리즈에 축구왕 팬돌이를 추가하는 등 본격적인 스포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