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매력적인 재벌총수' 삼성 이건희 회장 1위

  • 입력 2002년 3월 21일 14시 24분


삼성 이건희 회장
삼성 이건희 회장
미국의 심리학자 루이스 야블론스키 교수(노스리지 캘리포니아주립대)는 1991년 출간된 ‘돈의 감성지수(The Emotional Meaning of Money)’에서 ‘여성은 돈이 많은 남성일수록 더 섹시한 감정을 느낀다’고 했다. 선사시대 힘이 센 남성에게 느꼈던 섹시한 감정을 현대에는 부자에게서 느낀다는 것. 현대 여성들이 재벌 총수들에 대해 섹시하다고 느끼는 것도 심리학적 시각에서 보면 당연한 현상인지 모른다.

국내 재벌 총수 중에는 삼성 이건희 회장이 가장 섹시해 보이는 인물로 꼽혔다. ㈜선우가 최근 미혼 및 기혼여성 304명에게 전화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또 주관식으로 답한 섹시포인트에 관해 기혼여성은 이 회장이 풍기는 ‘카리스마’를, 미혼여성은 ‘능력있음’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 회장의 측근들은 이 회장의 카리스마를 그가 긴 침묵을 깨고 던지는 말 한두마디에서 찾는다. 삼성의 한 임원은 “가끔 두려움까지 느낀다”고 할 정도. 이 회장을 직접 만날 기회가 없는 일반 여성들은 어떨까.

“카리스마가 남자에겐 ‘절대 불가침의 권력’이지만 여성에게는 바로 ‘신비감’이다. TV 등에서 일반 여성들이 이 회장을 접하는 빈도는 극히 낮다. 당연히 일반 여성들은 ‘삼성 재벌총수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신비감에 젖기 마련이다. 이같은 신비감이 이 회장의 카리스마적인 이미지로 연결돼 섹시한 느낌을 줄 수 있다.”(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

㈜SK 최태원회장

황 교수는 비근한 예로 남자가 여자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해 가까워질수록 섹시한 감정이 적어진다는 점을 들었다. 삼성에서 삼성전자 이재용 상무보의 미디어 노출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미지 메이킹 전략과 맥이 닿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야블론스키 교수의 가설대로 이건희 회장이 국내 최고의 부자라는 점도 그의 섹시함에 일조를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포브스지는 2월18일자 기사에서 삼성 이건희 회장의 재산이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로 한국 최고이자 세계 157위에 랭크됐다고 밝혔다.

현대차 정몽구회장

㈜SK 최태원 회장이 섹시해 보이는 재벌총수 2위를 차지했다. 미혼과 기혼 여성 모두 그 이유로 ‘재벌총수들 중 가장 젊다’는 것을 꼽았다. 이밖에 ‘멋있다’ ‘잘 생겼다’ ‘남자다워 보인다’는 답도 많았다.

98년 ㈜SK회장 취임 후 잇따라 선진 경영시스템을 도입하며 재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켜온 최 회장의 행보도 ‘젊다〓섹시하다’는 이미지에 일조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재벌 총수의 경우 젊음도 연륜이 밴 카리스마 앞에선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최 회장의 경우 섹시포인트로 카리스마를 언급한 응답자는 없었다.

LG 구본무회장

3위는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이 차지했다. 기혼여성은 ‘체격이 좋다’를, 미혼여성은 ‘잘 생기고 스타일이 좋다’는 것을 각각 섹시한 이유 1위로 꼽았다. 재벌 총수 중에서 가장 듬직한 체구를 자랑하며 ‘운동선수’의 이미지를 풍기는 것이 섹스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5위를 차지했다. 턱 밑에 거무스레하게 난 수염자국이 ‘재벌 오너 답지 않고 마치 옆집 아저씨 같다’는 느낌을 주면서 휴머니즘 경영을 펼치고 있는 구 회장은 ‘여유있고 사람 좋아 보인다’는 점이 섹시 포인트로 꼽혔다. 미혼보다는 기혼여성의 선호도가 훨씬 높았다.

대우 김우중회장

해체된 대우그룹 전 회장으로 해외도피 중인 김우중씨가 4위였다. 이건희 회장처럼 카리스마가 있다는 점과 일에 대한 열정이 섹시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는 답이 많았다.

이번 조사는 자산규모 기준으로 현재 4대 그룹으로 꼽히고 있는 삼성, LG, SK, 현대자동차 회장(오너)과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김 전 대우그룹 회장을 대상으로 했다.

박현진 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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