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월드컵 통해 한국불교 알리자"…'템플스테이' 확대

  • 입력 2001년 12월 9일 18시 13분


‘월드컵 최고의 볼거리는 한국 선(禪).’

월드컵 조추첨 이후 한국 불교계도 움직임이 바빠졌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 조계종 포교원은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외국인에게 한국의 불교문화를 알리기 위한 템플스테이(Temple Stay)의 도입과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템플스테이는 서구, 특히 스페인 등지에서 수도원을 숙박시설로 활용해 가톨릭 문화를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처럼 종교문화 체험과 숙박을 합친 개념.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서울 수유동 화계사의 주지 성광(性光) 스님은 지난 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템플스테이 추진방향과 전략’이란 세미나에서 “월드컵은 일본과 공동주최하는 행사로 우리 전통문화를 중국 일본과 비교해 그 경쟁력을 자랑하는 일대 경연장이 될 것”이라며 “중국에서는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임제선(臨濟禪·화두를 중시하는 선)의 정통 맥을 이어오고 있는 한국의 사찰은 수십억 세계인의 눈이 지켜볼 월드컵 기간 중 최대의 볼거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템플스테이는 사찰이 외국인들이 생활하기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숙박시설을 갖추는 데서 한 걸음 나아가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절에서의 문화 체험이라 함은 사찰의 전각이나 불상 탑 범종 등의 유형적 문화보다 예불 참선 발우공양 다도 등 무형적 문화 체험에 비중을 두고 있다.

종단협과 포교원은 내년 5월 31일부터 6월 30일까지 서울 부산 인천 등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전국 10개 도시 전통사찰 80여곳에서 템플스테이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그동안도 템플스테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불교계에서는 외국인 승려를 배출하는 등 오래전부터 국제 불교교류를 해온 전남 순천 송광사, 외국에 일본 선(Zen)이 아닌 한국 선(Seon)을 알리고 있는 숭산(崇山) 스님의 서울 화계사, 한국불교의 국제화를 위해 노력해온 원명(圓明) 스님의 연등국제불교회관 등이 일종의 템플스테이를 실시해왔다고 할 수 있다.

불교계는 템플스테이가 월드컵 대회에 맞춰 일시적으로 진행될 프로그램이 아니라 관광한국의 차원에서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할 사업이라고 보고 이 제도의 도입과 확대를 위해 국회 문화관광위원회를 통해 약 30억원의 국비 배정을 요청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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