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故김정숙씨 조각품 70점 미술관 기증 김인회 교수

  • 입력 2001년 11월 28일 18시 33분


한국 현대 조각의 선구자인 고 김정숙(金貞淑·1917∼1991)씨의 장남 김인회(金仁會·63·교육학) 연세대교수가 수십억대에 달하는 모친의 조각작품 70여점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다.

유가족 대표인 김 교수는 ‘브론즈를 씌운 선과 색유리’ ‘자라나는 날개’ 등의 작품을 국립현대미술관에 조건없이 기증하기로 하고 최근 기증서를 오광수(吳光洙) 국립현대미술관장에게 전달했다. 김씨의 조각 소품 하나의 가격이 1000만원을 호가하고 있어 기증 작품 70여점은 수십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김 교수는 “많은 사람들과 미술을 향유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미술 작품을 보존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기증하게 됐다”면서 “우리 가족들이 보관하는 것보다 사회에 기증하는 것을 어머니가 더 좋아하실 것 같다”고 밝혔다. 김 교수와 유가족들은 이외에 서울시립미술관과 부산시립미술관에도 작품을 기증할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오광수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이번 김 교수의 기증은 1990년대 이후 작가 유가족이 대량으로 작품을 기증한 첫 사례”라면서 “미술품을 돈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기증 사례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수십억원대의 작품을 선뜻 기증한 것은 존경받을 만한 아름다운 선택”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 덕수궁 내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분관에서 전시회를 갖고 있는 김씨의 작품은 내년 1월27일 전시회가 끝나는 대로 미술관측에 인도된다.

홍익대 미술학부를 졸업하고 홍익대 미대 교수를 역임한 김씨는 한국 현대조각을 대표하는 1세대 조각가로 활동했으며 인간 한계를 초월하려는 비상(飛翔)의 의지를 형상화한 작품들을 주로 남겼다. 특히 김씨는 용접을 통한 조각 제작을 처음 시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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