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형근의 음악뒤집기]한국 힙합의 새로운 가능성 'CB MASS'

  • 입력 2001년 11월 9일 16시 59분


비판적인 두뇌집단(Critical Brain Mass)이란 의미의 팀 이름을 가진 남성 3인조 그룹 CB MASS(씨비 매스)는 국내 힙합계에 독특한 존재이다. 양현석이 이끄는 YG 패밀리가 강력한 매스 미디어의 언론 플레이로 국내 힙합의 대중화에 공헌하였다면, 드렁큰 타이거, 주석, CB MASS등의 팀들은 힙합 마니아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그들만의 음악 세계를 펼쳐나가고 있다.

특히 최근 2집 앨범을 발표한 CB MASS는 '한국 언더 힙합씬의 메카'로 불리는 클럽 마스터 플랜에서 활동을 시작하여 그 활동 범위를 차츰 오버그라운드로 넓혀가고 있다. 국민가수 김건모의 7집 앨범 '#007 ANOTHER DAYS.....'의 수록곡 'Y'에서 파워풀한 피쳐링을 선보여 주목받기도 했던 CB MASS는 이미 바비(Bobby) 1집, 드렁큰 타이거(Drunken Tiger) 1집, 타샤니 1집 등을 통해 언더그라운드를 넘어 오버그라운드의 실력자로 자리잡는 준비를 조심스럽게 하였다.

특히 지난해 발표되었던 1집 'Mass Mediah'를 통해 들려주었던 힙합 본연의 비판 의식과 세련된 편곡, 그리고 멤버들의 적절한 역할 분담과 조화는 CB MASS를 이내 힙합 마니아들의 주목을 받게 했다. 그리고 이들의 데뷔 앨범 타이틀곡 '나침반'은 PC통신 천리안의 힙합 동호인들이 기성가수와 신인들의 힙합곡 가운데 우수작으로 추천해 지난해 말 발표했던 옴니버스앨범 '2000 대한민국'에 수록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이런 활동을 통해 CB MASS는 멜로디와 댄스로 적당히 버무려진 주류의 음악 시장 속에서 힙합만으로 승부하는 언더그라운드 전사의 이미지를 대중에게 강하게 각인 시켰다. 최근 언더그라운드의 힙합전사 CB MASS는 미국 힙합의 역사 EPMD의 멤버 Parrish "PMD" Smith, DJ Honda, 드렁큰 타이거, Tasha, sean2s low, insane deegie, Headcrack, DJ Wreekx, 이상은, 이세진, 양키 등 화려한 뮤지션들이 참여한 두 번째 앨범 'Matics'를 발표했다. 언더그라운드 힙합 전사의 이미지를 각인 시켰던 지난 앨범에 비해 웅장하면서 유머러스한 감각적인 샘플링 활용이 돋보이는 이번 앨범을 통해 CB MASS는 평범한 일상을 묘사한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학교를 가고, 공부를 하고... ' 바쁘게 사는 일상 속에서 모두 다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는 CB MASS는 이번 앨범을 통해 한 곳에 안주하지 않는 여러 참신한 스타일의 시도와 위트 가득한 곡 구성으로 한국 힙합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게 한다. 특히 'Movement Ⅲ' '흔적' 'New Joint' 등은 유연한 비트와 파워풀한 래핑, LP 소스를 따서 만들어내는 아날로그 사운드의 샘플러, 그리고 앨범 참가 뮤지션들 간의 폭넓은 교류, 연계성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1집을 넘어서는 음악적인 응집력을 보여 주고 있다.

이외에도 ' 휘파람' '일어나라' 'Watch Out'등의 곡을 통해 열정적이지만 과장되지 않고, 진지하지만 지루하지 않는 감각을 선보이고 있는 이번 앨범을 통해 CB MASS는 마니아들의 주목을 받는 힙합 전사에서 대중의 주목을 받는 힙합 전도사들로 거듭날 채비를 하고 있다.

류형근 <동아닷컴 객원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