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무용계 인사잡음 '시끌'

  • 입력 2001년 10월 30일 18시 53분


25일 발표된 문화관광부의 국립발레단 대표 겸 예술감독 선임을 둘러싸고 무용계가 시끄럽다.

신임 예술감독에는 외부 공개 모집과 전문가 추천심사위원회를 거쳐 김긍수(43) 중앙대 무용과 교수가 뽑혔다.

문화부는 “추천심사위가 응모자 7명중 2명을 최종 후보로 추천한 뒤 장관이 득표가 가장 많은 1순위 후보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추천심사위는 최태지 현 단장(42)과 김 교수를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이번 인사가 국립발레단 사상 처음으로 공채와 심사위를 통한 추천 등 형식적으로 민주적 절차를 갖췄다는 점은 평가받을만하다.

문제는 무용계가 최 단장의 ‘낙마’를 의외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최 단장은 6년간 재임하면서 러시아 안무가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작품을 공연하는 등 한국 발레의 수준을 높였고 발레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심사위원회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최 단장이 96년부터 2년 임기의 단장직을 3차례나 연임한 게 부담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용계는 한국 발레를 대표하는 국립발레단의 위상을 감안할 때 심사의 가장 중요한 잣대는 단장직의 재임 기간이 아니라 전문성과 직무 성과이었어야 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해외 사례로도 본다면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30여년간 예술감독을 맡은 것을 비롯해 예술 감독은 그 성과가 중요하지 ‘장기집권’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 외국의 직업발레단에서 대학 교수가 예술 감독이 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특히 이같은 비판아래 특정 후보와 심사위원간의 사전 접촉설 등 잡음도 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심사위원이었던 문화부 김장실 예술국장은 “이번 심사는 일방적 임명이 아니라 공채 시스템을 도입한 가장 투명한 인사”라며 “사전접촉설이나 특정 지역 후보 밀어주기에 관해서는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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