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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6월 14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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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진로, 교우관계, 성적 등을 고민으로 꼽았지만 K군(16)은 “통학거리가 늘어나 걱정”이라고 적었던 것.
‘원래 잠이 많은 녀석이지만 아닌게 아니라 요즘 수업시간에 조는 횟수가 부쩍 늘어난 것 같아. 말수도 줄어든 것 같고. 학교가 빤히 보이는 아파트에 살았었는데 멀리 이사갔나?’
생각 끝에 K를 불렀다.
“집에 무슨 일 있니? 이사했어?”
K는 엉뚱한 표정을 지으며 “이사라뇨?”라고 반문했다.
“등굣길이 멀어져서 고민이라며?”
“아∼. 그거요? 얼마 전부터 아침에 학교 후문을 닫았잖아요.”
“???”
“집에서 후문까지 500m 거린데 막혀서 정문까지 100m는 더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에요.”
“그래. 참 걱정이겠구나. 잠은 왜 더 늘었니?”
“통학거리가 늘어서 만날 지각하고, 지각하면 운동장을 두 바퀴씩 돌거든요. 무지 힘들어요.”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