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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17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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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종교학회(회장 황필호 강남대 교수)와 한국노년학회(회장 고양곤 강남대 교수)가 19일 오전 10시 경기 용인시 강남대 우원관에서 ‘노인의 삶과 종교’를 주제로 공동 학술대회를 연다.
칼 베커 일본 교토(京都)대 인문학부 교수는 ‘동아시아에서 임종 간호와 종교적 상담’이란 발표문에서 “동아시아인들은 옛날부터 집에서 죽기를 원했으나 서구적 의학체제가 도입된 후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며 “동아시아 노년사회는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호스피스 체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롭게 변화된 상황에서 임종 노인과 그 가족을 위해 ‘죽음의 질’을 높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여러 방안 중 종교적 호스피스는 심리적으로 효과가 클 뿐 아니라 경제적 비용도 낮춰주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자원봉사 종교인은 노인들에게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자신의 종교적 신앙도 새롭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진홍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는 ‘종교와 노년 또는 노인’이라는 발표문에서 “종교는 죽음을 ‘의미 있는 실재’로 수용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종교가 ‘죽음 이후’를 이야기하든, ‘죽음과 삶이 다르지 않음’을 이야기하든 그 해답의 구조는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그러나 “종교는 노인을 위한 것이어야지 특정 종교가 자기를 확장하려는 의도에서 노인의 영성을 착취해서는 안된다”며 “종교로 인한 ‘새로운 긴장’의 유발은 노인을 위해 가장 불행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이밖에 노유자 가톨릭대 호스피스 교육연구소장이 ‘노인과 죽음’을, 박문수 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가 ‘한국 노인의 주거 빈곤 현상에 대한 신학적 사회학적 고찰’을, 허정무 우석대 노인복지학과 교수가 ‘종교와 노인교육’을 각각 발표한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