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서울 경매 대표 김순응 "미술품 구입 이제 부담 더세요"

  • 입력 2001년 4월 17일 18시 56분


◇하나은행과 제휴, 작품담보 50%가지 대출◇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서울경매의 신임 대표에 김순응 전 하나은행 자금본부장(48)이 취임했다. 금융계의 베테랑이었던 그가 미술품 경매시장에 뛰어든 것. 취임 하자마자 굵직한 사업들을 쏟아내 미술계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미술품 담보대출 제도가 시작됩니다. 20일 실시하는 이번 경매부터 판매 작품에 대해 하나은행에서 판매가의 50%까지 대출을 해드리게 됩니다.”

이러한 대출 제도는 경매를 통한 미술품 매매에 따라 미술품 진위 감정과 가격의 공정성이 확보되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

선진국에서는 이미 널리 시행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미술품의 진위 논란 등 미술시장의 여러 취약점들로 인해 번번이 좌절돼 왔다.

“미술품의 자산 가치를 이해하는 하나은행이 적극 나섰기 때문에 미술계의 오랜 숙원사업이 실현된 셈이지요. 미술품이 주식이나 부동산 이상으로 건전한 자산으로 인정받게 된 것입니다. 앞으로 미술품 시장의 선진화에 큰 전기가 마련될 걸로 봐요.”

평소 전시장을 자주 찾아 미술품을 즐겨 감상한다는 그는 앞으로 서울경매는 경매사업 뿐 아니라 △미술품 대여 및 할부 판매사업 △미술품 고미술품 와인 등 고가품을 보관하는 특수창고업 △소비자들의 안목을 높여주는 교육 및 출판사업 등도 활발히 펴나가는 등 미술시장의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앞장 서겠다고 밝혔다.

◇올 첫 대규모 경매 20, 21일 옥션하우스서◇

㈜서울경매가 주최하는 올해 첫 대규모 경매가 20, 21일 서울 평창동 옥션하우스 경매장에서 열린다.

이번 경매에는 1부(20일 오후 5시)에서 근현대미술품 47점과 고미술품 40점, 2부(21일 오후 3시)에서 근현대미술품 42점과 고미술품 60점 등 총 189점이 출품된다.

이에 앞서 경매품 전시회가 13일부터 20일까지 옥션하우스에서 열리고 있으며 일부 대표작에 대해서는 유니텔( www.unitel.co.kr)이나 서울경매(www.seoulauction.com), 가나아트(www.ganaart.com)의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작품설명을 볼 수 있다.

이번 경매에 나온 작품들 중에는 조선시대의 화가인 겸재 정선(1676∼1759)이 늙은 소나무의 당당하고 힘찬 모습을 그린 ‘노송영지’와 고종 황제의 초상화가 포함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황실의 상징인 이화(梨花)가 새겨진 대한제국시대의 화병 인주함 담배갑 등 은제 물품 5점 등도 출품된다.

양담배갑 속의 은박지에 철촉필로 윤곽선을 그린 후 먹물로 선묘를 두드러지게 한 이중섭의 은지화, 햇빛 비치는 항구의 아름다움을 격렬한 붓터치로 그린 오지호의 ‘항구 풍경’, 화려하고 화사한 천경자의 ‘장미와 나비’ 등도 나온다. 02―395―0330∼4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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