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사의 사탑' 재개장,기울기 35cm 바로잡아

  • 입력 2001년 4월 11일 18시 45분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높이 약55.8m)이 안전을 되찾아 6월16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붕괴 우려 때문에 1990년 폐쇄된지 11년만의 일이다.

탑 보수 공사가 성공적으로 끝나 더 이상 기울 우려가 없다는 게 ‘피사탑 국제보존위원회’의 판단. 보존위원회는 “앞으로 200년은 너끈히 버틸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현재는 보수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변색된 대리석을 원래 색깔로 되돌려놓기 위한 외관 청소작업이 한창이다.

보존위원회는 탑 기울기를 현재까지 35㎝ 바로 세우는데 성공했다. 이는 300여년 전의 기울기로 되돌아간 것. 물론 탑이 수직으로 바로 서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30∼40㎝는 커녕 그 절반만 회복돼도 다행”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킨 성공적인 보수였다. 보존위는 5월까지 38㎝를 바로 세울 예정이다.

본격적인 보수 공사가 시작되던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탑은 남쪽으로 4.5m 정도 기울어져 있었다. 탑이 기우는 것은 지반이 약하기 때문. 보존위는 “피사탑 주변의 지반 강화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탑은 매우 안전한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탑을 공개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 경우 다시 탑이 기울 가능성도 없지 않다. 따라서 보존위와 피사 시당국은 탑 내부로 올라가는 관광객의 수를 한번에 20∼30명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입장료는 3만 리라(2만1000원)로 정해졌다.

피사의 사탑이 착공된 때는 1173년. 공사 도중 탑이 기울기 시작해 공사가 중단되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1350년 기울어진 상태로 완공됐다. 탑은 그 후에도 매년 1.12㎜씩 기울어졌다. 붕괴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따라 1990년 탑을 폐쇄하고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로 보존위원회를 만들어 피사탑 살리기 작전에 들어갔다.

보존위는 수년 간의 테스트를 거친 뒤 지난해 초 본격적인 보수 공사에 돌입했다. 기울지지 않은 쪽인 탑의 북쪽 기단부 아래의 흙을 8m 가까이 파내 35㎝ 회복시킨 것이다. 탑 이 남쪽으로 기우는 것을 막기 위해 북쪽에 설치했던 103m 길이의 철제 케이블, 탑을 북쪽으로 끌어당기기 위해 매달았던 900 톤 무게의 납덩어리도 모두 제거했다.

보존위와 피사 시당국은 6월 16,17일 피사탑 재개장을 축하하기 위한 기념 콘서트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 콘서트에는 이탈리아의 테너가수 안드레아 보첼리 등이 출연한다.

피사탑 내부 입장이 금지됐음에도 탑의 외관과 보수공사 장면을 구경하기 위한 관광객들의 발길이 그치지 않아 관광객 수는 1999년 180만명에서 2000년 205만명으로 14%나 늘어나기도 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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