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대입]서울대 면접 '지필고사' 논란

  • 입력 2001년 1월 9일 18시 53분


서울대 전기공학부 등 일부 모집단위는 9일 면접 구술고사에서 수험생에게 수학이나 물리 문제를 직접 풀고 그 전개과정을 면접관인 교수들에게 설명할 것을 요구하는 새로운 면접방식을 선보였다.

그러나 교육부는 대학이 자체적으로 학력을 측정하기 위한 지필고사를 치르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이러한 문제풀기식 면접에 대해 일부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전기공학부의 한 교수는 “고교 교육과정에 나오고 응용력을 요구하는 문제를 냈다”면서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을 평가했으며 제대로 다 푼 수험생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매년 평가방식을 바꿔 특정한 문제의 유형과 평가방식은 없다”면서 “다른 학부에서도 이 같은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수험생(대학수학능력시험 392.5점)은 “교수들이 미심쩍은 부분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 이를 설명했다”면서 “수학을 못한다는 말을 듣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전기공학부는 또 이 문제를 유출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학생들로부터 받았다. 전기공학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다른 수험생들이 문제의 유형을 사전에 알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면접에서 기초소양과 전공지식을 묻도록 하고 있으며 면접 방식은 각 모집단위에 위임하고 있다.

서울대의 한 관계자는 “수능이 쉽게 출제돼 수험생의 학력차이를 가릴 수 없어 모집단위별로 다양하게 전공과 관련된 기초학력을 측정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하준우기자>ha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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