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보 파산위기…적립금 연말 바닥

  • 입력 2000년 12월 3일 19시 26분


의료보험의 재정이 크게 악화돼 지역의료보험의 경우 금년말까지 그동안의 적립금이 바닥나게 되는 등 재정이 사실상 파산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금년내 의료보험료 인상 등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내년 초부터 병 의원에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적립금이 바닥난 지역의료보험의 경우 환자의 병 의원 이용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역의료보험의 경우 올해 5437억원의 당기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작년말 남아있던 3995억원의 적립금도 모두 까먹어 총 1442억원의 재정부족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또 직장의료보험과 공교의료보험도 2001년도에 각각 7788억원, 1294억원의 당기적자가 예상돼 현재 1조1256억원인 적립금이 내년 중에는 거의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법적으로는 언제나 6개월분의 적립금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의료보험 재정 악화는 환자의 병원이용률이 늘고 재정공동사업이 폐지돼 적자가 가중된 데다 올들어 총선과 의약분업 사태 등으로 인해 보험료를 한번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재정공동사업은 노인 등에 한해 직장의료보험으로부터 지역의료보험이 재정을 보조받는 제도로 7월 의료보험통합과 함께 폐지됐다.

보험공단측은 보험료 인상을 위해 지역 직장가입자 및 공익단체 대표 30명으로 구성된 재정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있으나 각 계층의 이해가 엇갈리는 데다 정부가 9월 인상한 의료보험 수가 인상이 의료계 달래기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이뤄졌다고 항의하는 바람에 보험료 인상은 논의조차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