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신간]기업문화 '외부 중심'으로 바꿔라

  • 입력 2000년 11월 17일 18시 42분


□'시장지향적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조지 데이 지음/ 삼성전자글로벌마케팅연구소 옮김/ 355쪽 1만3000원/ 위즈덤하우스

오늘날의 기업 경영환경은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불릴 정도로 급격한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다. 글로벌 경쟁의 심화, 규제 제도 정비와 구조조정 압력의 증대, 인터넷의 확산에 따른 디지털 경제화 등의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에 대한 논의가 널리 전개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IMF 외환 위기 때 제기되었던 여러 가지 구조적 문제점들을 미처 해결하기도 전에 새로운 여건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서 우리가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변화를 다소 피상적, 단편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이 책은 이러한 복잡한 환경변화의 본질을 ‘시장 중심주의의 확대’로 파악한다. 따라서 경쟁에서 승리하고 높은 성과를 유지하는 관건은 이러한 시장 중심주의의 확대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응하는가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외부 환경이 시장 중심주의 확대로 변화하는 만큼 기업조직도 시장지향성을 가지도록 설계되고 관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기업내부에 ‘시장원리’를 도입해야 함을 의미한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기업을 시장 지향성을 갖도록 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매우 체계적이고도 짜임새 있게 설명하고 있다. 시장지향성의 핵심요소를 외부 중심적인 문화, 뚜렷한 조직역량, 탄력적 조직구조의 세 가지로 파악하고 구체적 사례를 들어가며 실행방안과 절차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외부중심적 문화란 새로운 우위 요소에 대한 계속적인 탐구와 우수고객의 가치를 강조하는 강한 믿음, 가치 및 행동을 포함한다. 조직 역량은 시장감지, 시장관계 및 미래 전략적 사고에 있어서의 뚜렷한 역량을 의미한다. 탄략적 조직구조는 전체 조직으로 하여금, 변화하는 고객의 요구와 시장의 상황에 지속적으로 대응하고 예견하게 해준다. 이러한 성공적 시장지향기업의 대표적 사례로 시스코 시스템즈, 스칸디나비아 항공, 월마트, 델 컴퓨터, 나이키, 노드스트롬, 찰스슈왑 등을 들고 있다.

특히 시장 지향적인 기업문화의 중요성을 IBM의 예를 들어 아주 잘 설명하고 있다. 1980년대에 급속한 성장을 이루면서 IBM은 점점 ‘시장을 염두에 두지 않는 기업’으로 전락하고 있었다. 기존의 성과와 고객 충성도에 안주하면서 점점 자기 중심조직이 되어, 제품 중심 조직, 단기적 비용 우선주의에 중점을 두게 되었다.

IBM은 1990년대 초반 엄청난 위기를 맞게되면서 과감한 혁신을 시도하였다. IBM 경영혁신의 본질은 기업문화의 정착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첨단기술기업들도 공학 지향적인 기업 문화로는 성공하기가 힘들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또한 기업경영자들이 자신의 기업이 얼마나 시장 지향적인가를 자가 진단할 수 있는 분석 틀도 제시돼 있다. 다소 이론적이고 개념적인 논의를 펼치면서도 실무적으로도 상당한 도움을 주기위한 배려다. 무엇보다 경영환경과 경영혁신의 단편적, 산발적 논의를 지양하고 본질적, 핵심적 틀을 제공한다는 점이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미덕이다. 원서 ‘The Market Driven Organization’(The Free Press,1999).

이동기(서울대 교수·경영학)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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