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0년 11월 9일 11시 34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소재와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두 편의 드라마가 안방극장의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화제의 드라마 <가을동화>로 2년여의 긴 침체에서 벗어난 KBS는 그 기세를 잇기 위해 오는 13일부터 후속작으로 <눈꽃>(연출 김평중, 극본 진수완>을 방송한다.
<눈꽃>은 '칠리칠리'라는 한 퓨전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대도시 젊은이들의 경쾌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트렌디 드라마이다. MBC나 SBS와 달리 트렌디 드라마에서 최근 이러다 할 히트작을 내지 못했던 KBS는 이번에 윤손하, 김상경, 박용하, 채정안 등 젊은 연기자들을 전면에 내세워 '트렌디엔 약하다'는 징크스에 도전하고 있다.
전작인 <가을동화>가 그림엽서처럼 예쁜 풍광을 화면에 담아 시청자를 끌어들였다면, <눈꽃>은 서로 다른 개성과 매력을 지닌 두 여자 주인공 윤손하와 채정안의 연기 대결이 관심거리. 공교롭게도 둘 다 연기와 함께 가수활동을 겸업했던 만능 엔터테이너들이다. 음악은 윤손하가 풍부한 감정의 발라드였고, 채정안은 빠른 비트의 테크노 사운드.
| ▼관련기사▼ |
드라마에서도 그런 차이를 보여주듯 윤손하는 밝고 순진한 성격의 유선 역을, 채정안은 자신감 넘치고 감정 표현이 솔직한 지호역을 맡았다. 주연급 남자 연기자가 부족한 방송 드라마에서 기대주로 꼽히는 김상경과 박용하가 그녀들의 상대역을 맡았다.
오랜만에 드라마에 등장하는 중견 탤런트 현석을 비롯해 박정수 김세준 이형철 노현희 강래연 등 조연진들도 아기자기한 개성을 자랑해 드라마의 잔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지난 해 <국희>로 안방극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이승렬-정성희-김혜수 콤비가 다시 뭉쳐 화제가 된 <황금시대>는 MBC가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작품이다. 22일부터 매주 수·목에 방송되는 <황금시대>는 은행을 무대로 네 젊은이가 펼치는 꿈과 야망을 그린 금융 드라마이다. <국희>가 제과업계의 성공 스토리를 다루었다면, <황금시대>는 1927년 일제 시대부터 군사정권기까지의 격변기를 배경으로 국내 최고 은행의 행장까지 오르는 한 남자의 성공과 사랑을 담고 있다.

<질투> <파일럿> <화려한 휴가>
<국희>의 스타 김혜수가 합류했고, 차인표, 박상원이 재계의 정상을 꿈꾸는 젊은이들로 등장한다. 여기에 김선아 독고영재, 길용우 노주현 등 무게감 있는 연기자들이 가세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진해와 일본 시모노세키항에서 촬영에 들어가 교토, 나고야 등의 해외 촬영에 이어 현재 의정부 오픈세트장에서 한창 촬영중이다.
같은 요일에 방송하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눈꽃>으로 오랜만에 맞이한 시청률 상승세를 계속하려는 KBS와 <황금시대>로 '드라마 왕국'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MBC의 다부진 각오로 올 겨울 드라마 애청자들은 흐뭇한 밤을 맞게 됐다.
김재범 <동아닷컴 기자> oldfield@donga.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