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119'강남소방서 김보경 소방교 '긴장-보람의 24시'

  • 입력 2000년 7월 18일 19시 13분


"구조구급대 성수대교로 즉시 출동하세요!”

13일 오후 3시경 서울 강남소방서 삼성파출소. 지령실의 출동방송과 동시에 김보경소방교(30·여) 등 3명의 대원들은 부리나케 앰뷸런스에 올랐다.

운전 중 갑자기 가슴통증을 느낀 한 시민이 휴대전화로 구조를 요청한 것. 경적을 울리며 유도봉을 차창 밖으로 휘둘렀지만 좀처럼 양보하지 않는 차량들로 꽉 막힌 한낮의 도심을 뚫기란 쉽지 않았다. 중앙선을 넘나드는 ‘모험’을 감수하며 현장에 도착하니 차 옆에 쓰러진 30대 후반의 운전자는 극심한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신음 중이었다.

산소호흡기를 꽂은 채 인근 병원으로 내달렸다. “조금만 참으세요. 병원에 곧 도착합니다.” 환자를 진정시키며 응급실에 도착한 시각이 3시20분. 한숨을 돌리며 복귀하는 대원들은 찜통 더위에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어있었다.

각종 사고현장에 출동, 인명구조에 ‘촌각’을 다투는 119 구조구급대원들은 하루평균 10여차례의 출동에 ‘파김치’가 되기 일쑤지만 잠시도 팽팽한 긴장을 늦출 수 없다. 365일 내내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맞교대’로 진행되는 고된 근무. 대형화재나 교통사고 등이 줄을 잇는 날엔 하루 20차례 이상의 출동을 각오해야 한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작년 119출동 목요일 가장 많아▼

서울소방방재본부가 최근 집계한 지난해 119 구조구급대 출동현황을 살펴보면 급만성질환이나 각종 사고로 인한 응급환자는 목요일에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26만2000여건의 출동 이송건수 중 목요일이 4만2500여건으로 전체의 16.2%를 차지했고 다음이 화요일(15.3%), 금요일(15.2%) 순이었다.

그러나 교통사고는 토요일(15.3%)에 가장 많이 발생했고 그 밖의 각종 부상사고는 일요일(15%)에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지난해 119 구조대의 출동 건수를 토대로 살펴본 서울시내 대형 교통사고 다발지역은 동부간선도로(14건), 올림픽대로(12건), 내부순환도로(11건), 한남대교(7건), 마포대교(6건), 강변북로(5건), 자유로 아현고가차도 성산대교 구기터널(각 4번) 등의 순이었다.

산악실족사고는 수락산(8건)이 가장 많았으며 다음이 북한산 용마산(각 두 번)이었다. 물놀이를 하다 익사한 사고는 여의도 63빌딩 인근의 보트장이나 한강둔치가 7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강대교 아래(2건) 원효대교 아래(1건)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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