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책]조상원 지음 '그래도 길이 있었다'

  • 입력 2000년 5월 14일 23시 07분


▼'그래도 길이 있었다' 조상원 지음/현암사 펴냄/135쪽 5800원▼

지은이 號가 '현암'이고 펴낸 곳이 현암사. 어지간히 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저자가 우리나라 출판계의 산증인인 조상원옹인 줄 짐작하겠다.

저자는 1913년 출생, 45년에 출판업을 시작하여 50년이 넘게 출판외길을 걸어왔다. 스스로를 '책바치'라 칭하며 좋은 책 만드는 것을 삶의 최고의 기쁨으로 삼았다.

그는 '바치의 철학'이라는 글에서 "출판인은 대학총장 못지않은 사명을 지녔다. 총장이 훌륭한 교수를 찾아서 학생을 가르치게 하는 것과 출판인이 좋은 저자를 찾아내 많은 독자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무엇이 다르냐"고 묻는다.

아흔은 바라보는 나이에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일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했던 인생에 대하여 이만큼의 평가를 내린다면 누구못지않은 '성공시대' 주인공이 아닐까.

그래서 이 책은 인생의 대선배가 가르쳐주는 인생교과서이기도

하다. 출판 지망생, 출판 입문생, 기업인을 포함하여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평생을 걸고, 그 분야의 '대가(大家)'가 되려는 꿈을 지닌 사람이라면 조상원옹의 짧은 에세이 몇편쯤 읽어볼 일이다.

최영록<동아닷컴 기자>yr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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