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교제 철면피 아저씨 19명 구속

  • 입력 1999년 12월 22일 22시 56분


“이:아찌 내가 만나주면 돈 얼마나 줄꺼야?”

“김:20만원. 널위해 준비했지. 그럼 이따가 보자구!”

2일 오후 8시. 회사원 김모씨(31)는 동네 PC게임방에서 인터넷 채팅방에 들어가 어렵지 않게 16세 중학생인 이모양과 ‘거래’를 하는 데 성공한다.

▼39명 적발 19명 구속▼

3시간뒤인 오후 11시. 두 사람은 서울 관악구의 한 여관에서 만났다. 서울지검 소년부(부장검사 김우경·金佑卿)는 1일부터 20일간 미성년소녀들을 상대로 한 ‘원조교제’를집중 단속해 김씨와같은 ‘아찌’ 39명을 적발하고 이중 19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적발된 원조교제 대상 소녀 중 중산층의 평범한 가정에서 중교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전체의 45%나 된다고 밝혔다.

원조교제의 원산지인 일본에서는 중년 남성이 소녀와 일정 기간 인간적인 관계를 갖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한국에서는 청년 남성이 신분을 숨긴 채 오로지 1회의 성적 접촉으로 관계를 끝내는 것이 특징이다.

적발된 남성 중 검찰이 신병을 확보한 28명은 20대 후반이 15명, 30대 초반이 5명으로 전체의 71%를 차지했다. 미혼자는 22명.

적발된 소녀 22명은 15세와 16세가 각각 7명, 17세가 5명, 18세가 1명이고 14세 미만도 2명이나 된다.

▼초등생때 나선 소녀도▼

이들은 주로 채팅전문 인터넷 사이트와 PC통신 채팅방에서 상대방을 구해 여관이나 노래방, 자가용 안에서 만났다.

남성들은 대부분 직장을 가진 사람들이었지만 변태 성욕자도 다수였다. 이모씨(45·무직)는 13∼15세 소녀들과 ‘1대2’의 혼음을 즐겼고 유흥업소 종업원 최모씨(26)는 친구와 ‘2대2’혼음을 했다.

직업적인 소녀들도 있었다. 적발된 22명 중 3회 이상 원조교제를 한소녀가 9명으로 전체의 41%였다. 이중에는 초등학교때부터 원조교제를 시작한 소녀도 있었고 3명은 낙태까지 했다.

이들이 받은 돈은 3만∼16만원 이상 등 다양했으나 11만∼15만원이 40%로 가장 많았다.

▼보통 11만∼15만원 받아▼

한 소녀는 “다니던 여학교의 전체 학생 500여명 중 상당수가 원조교제를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는 충격적인 고백을 하기도 했다. 검찰은 적발된 소녀들을 모두 보호자에게 인계했다.

검찰은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한 10명은 보강수사를 벌여 영장을 다시 청구하기로 했으며 달아난 10명을 추적 중이다.

또 이들의 원조교제를 묵인한 게임방 업주 9명과 이들에게 방을 빌려준 여관 주인 10명도 재판에 회부했다.

김부장검사는 “시민단체와 함께 단속을 계속하는 한편 국회에서 법이 개정이 되면 남성의 이름을 낱낱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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